국과수 최종 부검 결과..“수차례 외부 충격으로 인한 쇼크사 가능성”

[공공뉴스=김승남 기자] 전북 군산의 한 야산에 암매장된 고준희(5) 양이 ‘외부 충격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최종 부검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가족의 학대로 인해 준희양이 사망했다는 혐의가 밝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일 전북 군산시 내초동 한 야산에서 열린 현장검증에서 고준희양의 아버지 고모(37)씨가 시신을 묻고 흙으로 덮는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7일 전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국과수는 정식 부검 감정서에서 외부 충격에 의해 부러진 갈비뼈가 가슴내출혈을 일으키면서 준희양이 2차 쇼크로 숨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국과수는 준희양 시신 부검 결과 갈비뼈 3곳이 생전 외부 충격으로 인해 부러졌다는 소견서를 내놨다.

국과수는 “일정 지점에 여러차례 가해진 외부 충격으로 인해 준희양의 왼쪽 9번·10번과 오른쪽 12번 갈비뼈 뒤쪽이 골절됐다”고 설명했다.

준희양의 친부는 고모(37·구속)씨는 ‘심폐소생술 때문에 뼈가 부러진 것 같다’고 진술했지만, 이에 경찰은 “골절 위치로 미뤄 불가능하다. 심폐소생 과정에서 골절이 발생하면 뒷 갈비뼈가 아닌 앞 갈비뼈가 손상된다”고 반박했다.

또한 전에 확인되지 않았던 무릎 출혈 흔적도 발견됐다. 준희양 친부 고씨는 경찰에 “준희를 발로 밟은 적 있다. 사망 일주일 전부터 걸어다니지 못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때문에 준희양이 걸어다닐 수 없었던 이유로 이 무릎 출혈이 꼽히고 있다.

국과수는 “왼쪽 무릎에 붉은색으로 착색된 곳이 있고, 고름덩어리도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어 “‘준희가 사망하기 전 종아리 밑 부분이 전부 시퍼렇게 변했다’는 고씨의 진술로 미뤄 피하출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종됐던 고준희양의 시신이 지난해 12월29일 새벽 4시50분께 발견돼 전북 군산시의 한 야산에서 발견돼 경찰 감식반원들이 운구차에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준희양 시신에서는 소량의 항히스타민제 등 약물도 검출됐지만, 직접적인 사망 원인과 거리가 먼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 부패가 심해 정확한 준희양의 사인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이 경찰 측의 설명이다. 다만, 부검 결과와 피의자들의 진술을 종합할 때 친부와 내연녀 이모(36·구속)씨의 학대로 준희양이 사망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친부 고씨는 지난해 4월 초 갑상선 기능 장애가 있는 준희양의 발목을 수차례 밟는 등 폭행하고 거동이 불편한 준희양을 치료 없이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고씨는 준희양 사망 직후 내연녀 모친인 김모(62·구속)씨와 같은달 27일 군산시 내초동의 한 야산에 숨진 준희양을 유기했다.

경찰은 지난 13일 고씨와 내연녀 이씨에 대해 아동학대치사 혐의 등을, 이씨의 모친 김모씨에게는 사체유기 혐의 등을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고씨와 이씨는 “준희를 때린 적은 있지만 죽이진 않았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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