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고차방정식 ‘한반도 운전자론’ 본격 시동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해빙 조짐을 보이고 있는 남북관계가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회담 성사로 이어질 지는 아직 미지수다. 미묘한 정국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이 최근 부각되고 있는 모양새다. <사진=청와대/공공뉴스DB>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미국이 기존의 코피 전략을 수정하고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이 힘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렉스틸러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북미대화와 관련해 “북한이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하기를 귀 기울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즉, 북한의 태도 변화만 보여주면 미국은 언제든지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석했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귀국 전용기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분명한 조처를 하기 전까지 압박을 계속하되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대화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채찍과 당근을 적절히 사용하겠다는 의도인 것.

미국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한에게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이른바 ‘코피 전략’을 구사할 뜻을 밝혔다. 이에 비록 평찰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화해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한켠에서는 여전히 올림픽 직후 미국이 북한을 향해 대대적인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미묘한 기류 변화를 보이면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이같은 태도 변화는 한반도에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유연한 스탠스를 보인다고 해서 이것이 당장 북미대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미국이나 북한이나 당장 대화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인 사실은 미국은 ‘북핵 포기’를 북한은 ‘핵보유 인정’이 대화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과 북한이 서로 상반된 전제조건을 가지고 대화 테이블에 앉기란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이 부각되고 있다.

문 대통령 역시 북핵 포기가 전제조건이 돼야 하지만 북핵 포기를 위해서라도 남북정상회담을 열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올해 안에 남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에 힘이 바짝 실리면서 올림픽 이후 남북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영남 위원장, 김여정 제1부부장 등이 오찬에 앞서 환담하고 있는 모습.<사진=청와대/공공뉴스DB>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다뤄지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미국과 설득 작업에 나서게 된다면 북미대화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면서 신중한 모습이다. 결국 남북정상회담이던 북미회담이던 선행되어야 할 전제조건은 바로 ‘북핵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의 향후 태도변화 여부가 가장 중요한 것. 이는 또 평창올림픽 직후 열릴 예정인 한미군사훈련에 대해 북한이 취할 태도와도 연결돼 있는 부분이다.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은 것이 바로 남북정상회담 성사 문제인 것이다.

이처럼 미묘한 시기에 급부상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에 바짝 힘이 실리고 있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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