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좋은데 교체설 ‘솔솔’..김 회장의 ‘동문’ 추천 인사 시선 큰 부담으로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의 향후 거취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는 형국이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사실상 3연임을 확정했지만, 금융당국과 마찰을 빚으면서 ‘김정태 3기 체제’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른바 ‘김정태 라인’으로 분류되는 이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위태로운 모습.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금융당국과 마찰로 부담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 사장의 연임까지 강행하는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사진=하나금융투자 홈페이지 갈무리>

19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만간 국내 주요 증권사 사장단 인선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물은 하나금융 계열사 CEO인 이 사장이다. 이 사장은 지난 2016년 3월 하나금융투자 사장으로 취임했으며 오는 3월 임기가 끝난다.

하나금융은 늦어도 오는 3월 초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결정할 계획이며, 같은달 말 주총에서 사장직을 최종 선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신한맨’으로 잔뼈가 굵은 인물. 대우그룹과 롯데그룹을 거쳐 1991년 신한증권(현 신한금융투자)에서 증권업을 시작해 20년간 신한금융에 몸 담았던 이 사장을 김 회장이 직접 스카우트 했다. 두 사람은 성균관대학교 동문이다.

이 사장은 지난 2015년 하나금융투자 사외이사로 선임된 후 이듬해 3월 수장 자리에 올랐다. 그룹 핵심 업무를 신한은행 출신 인사들이 주로 맡았던 점을 감안했을 때 당시 경쟁사 출신의 외부 인사를 영입한 것은 파격 인사라는 평가였다.

이 사장은 하나금융투자를 이끌면서 우수한 실적을 내왔다. 지난해 자산관리 관련 수수료 및 IB 관련 수수료를 중심으로 수수료이익이 고르게 증가하면서 전년말 대비 68.6% 증가한 1463억원의 연간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업계에서는 이 사장의 연임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김 회장이 올해 사실상 연임에 성공하면서 ‘김정태 라인’인 이 사장의 연임도 순조로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김 회장이 이 사장의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쏟아지는 모습.

하나금융은 그동안 지배구조를 둘러싸고 금융당국과 마찰을 빚었는데,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회장 선임절차를 중단하라는 금융당국의 권고를 무시하고 김 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대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과 금융당국의 갈등이 심화됐고, 여기에 국정농단 연루 논란과 채용비리 관련 검찰 조사, 금융감독원의 지배구조 적격성 심사, 노조 갈등 등이 겹치면서 김 회장의 향후 거취와 관련해서도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만약 김 회장이 여러 변수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면 이 사장의 입지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이 사장이 취임 직후 주요 본부장을 대거 교체한 만큼 하나금융투자 임직원들 역시 인사 태풍에 휘말릴 수 있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투자 홍보실 관계자는 “(이진국 사장의) 연임 여부는 하나금융지주와 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하나금융투자는)계열사이기 때문에 지주의 방향에 따라 사장 연임 등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태 회장과 이 사장이 동문이라는 이유로 연임 성패 여부까지 연관짓는 것은 단편적인 해석인 것 같다”면서 “(이 사장 취임 후) 실적이 좋은데 연임을 안 할 이유도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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