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상임고문 자진 사퇴..교과서에서도 퇴출 위기

지난해 11월 21일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서울기록문화관에서 열린 ‘만인의 방’ 개관식에서 고은 시인이 시를 낭송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고은 시인이 한국작가회의 상임고문 자리를 내려놓는다.

앞서 한국작가회의는 내달 10일 이사회를 열고 징계안을 상정하기로 밝힌 바 있다.

23일 한국작가회의 등에 따르면, 고은 시인은 전날 상임고문을 비롯한 모든 직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공식화했다.

고은 시인은 1974년 작가회의의 전신인 자유실천문인협의회를 설립할 당시 핵심역할을 했으며, 최근까지 상임고문으로 작가회의 활동에 여러 조언을 해왔다.

작가회의 정관에는 ‘품위를 현저하게 손상시킨 회원은 소명절차를 거쳐 이사회 결의로 회원 자격을 정지할 수 있고, 자격정지된 회원이 3개월 이내에 자격을 회복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하지 않을 때는 이사회 결의로 제명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고은 시인은 작가회의를 탈퇴할 것인지 여부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또 최근 불거진 성추행 의혹에 관해서도 어떠한 언급이 없었다.

앞서 최영미 시인은 지난 6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과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했다. 이 인터뷰 이후 성추행 가해자로 고은 시인이 거론돼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이날 최 시인은 문단에 만연한 성폭력 문제를 폭로하면서 최근 ‘황해문화’ 겨울호를 통해 발표한 작품 ‘괴물’에 등장한 인물이 실제 존재하는 원로시인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논란에도 고은 시인은 현재까지 이렇다할 입장을 전하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여론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누리꾼들은 “성추행 의혹 제대로 사과하라” “처벌 한다니까 자리에서 물러나는 건가” “공식 사과가 먼저다” 등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한편, 고은 시인은 문단 내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교과서에 실린 그의 시도 퇴출돼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현재 고은 시인의 작품이 실린 교과서 현황을 파악 중이다. 작품 삭제 등 배제를 전제로 한 것은 아니지만 일단 현재 상황을 확인해 알아봐야 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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