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박주연 기자]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여성과 외국인 사외이사가 내정됐다. 참석 여부가 주목됐던 이재용 부회장은 결국 자리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23일 경기도 수원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신임 이사진 선임을 비롯해 이사 보수한도 조정, 주식 액면분할 등 내달 23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논의했다.

무엇보다 변화된 사외 이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외국인과 여성 사외이사를 새롭게 내정했다.

삼성전자는 사외이사와 사내이사를 각각 한명씩 늘려 총 11명의 인원으로 이사회를 꾸리게 된다. 회사는 보다 다양한 계층의 인사들을 이사회에 편입시켜 경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다음달 임기가 만료되는 김한중 전 연세대 총장과 이병기 서울대 교수 후임으로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김선욱 이화여대 교수, 박병국 서울대 교수가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훈 회장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박근혜 정부 초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였으나 당시 이중국적 논란으로 공직에 오르진 못했다.

미국 벨연구소 최연소 사장 출신인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인물로 장관 내정 직후 한국국적을 취득한 사실이 알려지며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미국 통신장비업체 아리스 그룹의 이사회 임원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삼성전자 사외이사를 맡았던 프란츠 하이링거, 이와사키 테쓰오, 요란 맘씨에 이은 4번째 외국인 사외이사다.

김선욱 전 총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여성 최초로 법제처장을 지낸 상징적인 인물이다. 당시 강금실 법무부 장관, 한명숙 환경부 장관,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 지은희 여성부 장관과 함께 ‘여풍’을 이끌었던 주인공.

김 전 총장은 2013~2015년 삼성전자 이사회에 참여한 김은지 전 이대 국제대학원장에 이은 2번째 여성 사외이사다.

박병국 교수는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과 한국전자공학회장을 지낸 반도체 분야의 권위자로 꼽힌다.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며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날 이사회에서는 지난해 임원 인사에서 대표이사로 임명된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사장을 등기 이사로 교체했다. 같은해 말 최고재무책임자(CFO)직에서 물러났던 이상훈 사장은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 5일 항소심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됐으나 이번 이사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아직 경영 일선에 정식 복귀하지 않은 상황에서 여론을 의식하는 등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0월 사내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후 ‘최순실 국정농단’에 휘말리며 이사회 참석은 한 번에 그쳤다. 이 부회장의 등기 이사직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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