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선미 기자] 10대그룹 사외이사 3명 중 1명은 장·차관 등 소위 ‘권력기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 9일까지 공시된 10대 그룹 상장사의 신임과 재선임 사외이사진을 취합한 결과 장·차관이나 기획재정부(옛 재정경제부), 국세청,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판·검사 등 ‘5대 권력기관’ 출신이 46명이었다. 이는 전체 132명의 34.8%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 가운데 장·차관 출신이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판·검사 출신이 11명으로 뒤를 이었고, 기획재정부 관료 6명, 국세청 7명, 금융감독원 6명, 공정거래위원회 출신이 4명에 달했다.

사외이사의 전문성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교수 출신 선임 비율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교수 출신 신임·재선임 사외이사는 전체 44명으로 33.3%를 차지했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는 롯데그룹이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한화그룹 8명, 현대자동차그룹 7명, 삼성그룹 6명, 현대중공업그룹 5명 등이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려 구속된 가운데 롯데그룹 계열 상장사 사외이사 중에선 장·차관이나 검·판사 등 법조계 출신이 현저하게 많았다.

현대차그룹은 상장사 사외이사 중 공정위 사무처장 출신들이 유독 많았다. 현대차는 이동규 전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고, 기아자동차는 한철수 전 공정위 사무처장을 신규 선임하며 현대글로비스는 이동훈 전 공정위 사무처장을 재선임한다.

장·차관 출신 사외이사로는 GS는 현오석 전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를, 현대중공업은 권오규 전 재정경제부 장관 겸 부총리를 각각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또한 기아자동차는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재선임), 한화생명은 김경한 전 법무부 장관(재선임), 삼성생명은 강윤구 전 보건복지부 차관(신임), SK이노베이션은 김정관 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신임)을 앉힌다.

삼성화재는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캠프에 참여한 김성진 전 조달청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밖에 한화테크윈의 김상희 전 대전고검 검사장(신임), 현대미포조선의 김갑순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재선임), 현대로보틱스의 황윤성 전 서울동부지방검찰청 지검장(신임), 현대일렉트릭의 이석형 전 서울고등법원 판사(신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