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박주연 기자]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이 초라한 성적표로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형국이다.

오너일가가 대표로 있는 금융기업 가운데 실적이 크게 감소한 것은 물론 올해들어 여성 고용 창출에 노력을 소홀히 한 기업으로 꼽히고, 심지어 금융당국의 잇단 제재까지 받으면서 신뢰도가 크게 하락하고 있는 까닭이다.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 <사진=유진투자증권 홈페이지>

◆연초부터 각종 논란..문재인 정부 여성 일자리대책 역행?

최근 고용노동부는 여성 고용을 늘리기 위한 노력이 부족한 사업장 42곳의 명단을 공개했다.

올해 명단이 공개된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ffirmative Action·AA) 위반 사업장은 3년 연속 여성 고용 기준(여성 근로자 또는 관리자 비율이 업종별·규모별 평균의 70%)을 충족하지 못했으면서도 여성 고용을 늘리기 위한 노력이나 개선 의지가 부족하다고 평가받은 곳들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서비스업이 9곳(21.4%)으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은 6곳(14.3%)이었다.

이 가운데 1000명 이상 사업장은 현대하우징㈜, 팜한농, ㈜삼호, ㈜오리온, 해태제과식품㈜, ㈜교원, ㈜윈윈파트너스, ㈜협동기획, 대아이앤씨㈜, 숭실대, ㈜포스코ICT, ㈜와이번스안전관리시스템, ㈜대원고속 등 13곳이다.

1000명 미만 사업장은 유진투자증권㈜, 한국보안컨설팅㈜, 비에스, ㈜케이티에스글로벌, ㈜에스텍퍼스트, 한국에스지에스㈜, ㈜정정당당, ㈜디아이씨, 송원산업㈜, 동아타이어공업㈜ 등 29곳이다.

문재인 정부가 여성 일자리대책을 내놓으면서 양질의 일자리 확충과 차별 없는 공정사회 구현에 힘쓰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기업에서는 여성 차별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나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유진투자증권은 여성고용 차별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 외에도 연초부터 각종 논란으로 이미지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 임원진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 주식투자한 것이 적발돼 지난 1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말 계열사 회사채를 다른 증권사를 통해 편법 매수한 일이 드러난 데 이어 임원진들의 주식 내부거래까지 잇따라 불거진 각종 논란들로 인해 유 부회장의 리더십 역시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최근 고용노동부는 여성 고용비율 및 여성 관리자 고용비율이 저조하고, 개선노력이 현저히 미흡한 기업을 공개했다. <자료=고용노동부>

◆편법 매수 주식 내부거래 등 금감원 중징계 ‘리더십’ 도마 위

금감원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의 고유재산 투자 담당팀 총괄 본부장 A씨는 회사의 고유재산 운용 관련 정보를 입수, 관련 주식을 배우자 계좌로 몰래 사들였다. 또 같은 회사 특정 위원회 위원으로 근무하던 본부장 B씨도 고유재산 운용 관련 내부 정보를 이용, 주식을 매매한 것이 드러났다.

증권사 임직원은 주식 등 금융투자상품 매매 시 본인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고 분기별로 매매 내용을 회사에 보고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앞서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계열사 유진기업의 전자단기사채를 우회 매수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증권사는 계열사의 발행 주식이나 무보증사채권에 대해 최대 수량을 인수할 수 없지만, 유진투자증권은 이를 회피할 목적으로 다른 5개 증권사와 연계거래를 진행, 리테일을 통해 개인 투자자에게 직접 판매했다.

이에 금감원은 유진투자증권에 기관경고 및 과태료 2억5000만원의 중징계를, 유 부회장은 주의적 경고 조치를 받았다. 관련 임원 6명에게도 정직 1명, 감봉 1명, 주의적 경고 1명, 견책 3명 등 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유진투자증권은 또 금융사고 예방대책 미비, 리스크관리 관련 위원회 업무체계 중복, 목표가격 괴리율 공시업무 오류 등으로 금감원으로부터 경영유의 및 개선 조치를 받기도 했다.

<사진=유진투자증권 홈페이지>

◆실적은 개선되고 있는데..회사 안팎 논란 여전히 ‘경영 능력’ 발목

한편,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오너일가가 대표를 맡고 있는 금융기업 가운데 실적이 가장 크게 감소했다.

유진투자증권의 최근 3년간 경영실적 평가 결과, 2016년 기준 당기순이익이 2년 전보다 29.6%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금융기업 가운데 오너일가가 대표를 역임하고 있는 곳은 교보생명, 신영증권, 유진투자증권, 유화증권, 코리안리, KTB투자증권 등 6곳이다. 이들 가운데 교보생명과 유화증권을 제외한 4곳 모두 2년 전보다 실적이 쪼그라 들었고 그 중 유진투자증권의 감소 폭이 가장 크다.

2017년 상반기 기준 유진증권의 자산규모는 8조965억원, 영업이익은 341억원, 당기순이익은 276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영업이익 326억원, 당기순이익 251억원)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2년 전인 2015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각각 23.2%, 29.6% 감소했다.

다만, 연말기준으로는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2014년 영업이익 149억원, 당기순이익 64억원이던 유진증권은 2016년 영업이익 613억원, 당기순이익 460억원으로 311.4%, 618.8% 증가했다.

이처럼 회사의 실적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금융당국의 징계 및 각종 논란들은 여전히 유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뒷말을 낳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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