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 상대로 수십년간 갑질 일삼은 임직원 입건..사과에도 공분 확산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대림산업이 ‘갑질 끝판왕’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모습이다.

대림산업 오너는 수행기사 갑질로 뭇매를 맞고 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을 받은 데 이어 회사 임직원들은 하청업체를 상대로 수십년간 갑질을 일삼아 온 것으로 알려져 갑질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강영국 대림산업 대표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투명경영과 기업 이미지 쇄신을 위해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나섰지만, 연이은 갑질로 회사 신뢰도는 바닥을 찍고 있는 형국이다.

<사진=대림산업 홈페이지>

◆대림산업 임직원, 하청업체에 “축의금 내라, 차 사달라”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대림산업 하청업체였던 한수건설의 박수웅 대표가 출연해 대림산업 임직원들의 갑질을 폭로했다.

박 대표는 이날 33년 동안 대림산업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하청업체가 설계 변경을 하기 위해서는 현장 소장들에게 돈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로, 많게는 수억 원까지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대표는 “기존에 나와 있는 설계도처럼 하면 (공사를 진행) 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며 “그러려면 현장 소장이 변경 승인을 해 줘야 하는데, 현장 소장들이 추가 공사비에 대해 설계 변경을 해 주겠다고 돈을 달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현직 임직원들은 자녀 축의금 명복으로 수천만원을 받기도 했다. 박 대표는 대림산업 임원의 아들 결혼식에 축의금 2000만원을 보냈지만 기준에 미치지 못해 이후 공사를 못하게 됐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자녀 대학 입학 선물로 외제 승용차를 요구하는 등 대림산업 임직원들의 노골적 갑질은 상상 이상 수준이었다.

앞서 지난 20일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하청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대림산업 현장소장 백모(54)씨와 권모(60)씨를 구속하고 전 대표이사 김모(60)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림산업 토목사업본부장, 현장소장 등으로 근무하던 중 박 대표에 업체 평가나 설계변경 등 명목으로 6억10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다.

◆오너부터 시작된 갑질 문화..이미지 쇄신 노력에도 여론 ‘냉담’

대림산업의 갑질 논란에는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부회장은 2014년부터 운전기사들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일삼아 왔으며, 운전기사 폭로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했다.

또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해 4월 이 부회장에게 1500만원의 벌금을 선고하기도 했다.

한편, 강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본사 강당에서 열린 정기 주총에서 임직원 갑질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강 대표는 “최근 연이어 나온 이슈로 심려 끼쳐 송구스럽다”며 “이번 일을 전화위복 계기로 삼아 새로운 조직을 운영하고 혁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대림산업은 공정성 및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계열사 간 거래를 점검하고 감시하는 ‘내부거래위원회’ 신설 안건도 통과시켰다.

아울러 이 부회장을 비롯한 대림산업 대표이사 3인은 모두 교체됐다. 임직원의 잇단 갑질 논란으로 기업 이미지가 추락한데 따른 특단의 조치다.

대림산업의 이 같은 쇄신 의지에도 이미 ‘갑질 기업’ 꼬리표를 달고 있는 상황으로, 타격을 입은 기업 신인도가 향상될 지는 의문부호가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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