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불쌍하다." 홍지만 자유한국당 대변인의 논평에 정가는 물론 대한민국이 들썩거리고 있다. 결국 홍 대변인의 논평은 발표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수정되기도 했다. 사진은 자유한국당 홍지만 대변인.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자유한국당의 ‘세월호 논평’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세간의 시선을 모았던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수사 결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자유한국당내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는 시각과 함께 심지어 ‘세월호 7시간 의혹을 제기한 부역자들은 모조리 석고대죄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급기야 지난 3월 28일 홍지만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업무를 잘못했다고 탓을 했으면 했지 7시간의 난리굿을 그토록 오래 벌일 일은 아니었다”라며 “박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고 말했다.

홍 대변인은 또 “세월호 7시간 의혹에 실체가 없다고 발표한 것으로, 7시간을 두고 난무했던 주장들 가운데 사실로 드러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세월호 7시간 의혹을 제기한 부역자들은 모조리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홍 대변인의 이런 논평은 여론의 뭇매에 직면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곧장 논평에서 “(자유한국당 대변인들은)입으로 '대변'(代辯)을 하라고 했더니 입으로 '대변'(大便)을 배설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평화당 장정숙 대변인은 “홍 대변인의 논평으로 여론이 악화하자 한국당은 슬그머니 일부 표현을 바꿨는데 대변인 논평이 당의 공식입장이 아니라는 김성태 원내대표의 변명은 진정성 없는 '간보기' 행태”라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 역시 이종철 부대변인이 논평을 내고 “한국당은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이 결여된 정당임을 스스로 드러냈다”며 “한국당의 유체이탈 화법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국민은 다시 한 번 분노한다”고 힐난했다.

지난 3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홍지만 대변인의 논평과 관련 "공식적인 당의 입장은 아니다"는 해명을 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또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시 집무실이 아닌 침실에 있었다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 홍지만 대변인의 논평 직후 세간의 여론이 들끓자 자유한국당은 곧장 ‘당의 공식입장이 아니다’라며 수습에 나섰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하루 뒤인 3월 29일 “우리당의 입장이 최종 조율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 (홍지만 대변인의 논평은)공식논평이라 확정하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대통령이 불행한 사고가 난 시간에 집무실에 있지 않고 침실에 있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국민들은 결코 납득하거나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잘못됐다”고 수습에 나섰다.

결국 자유한국당은 홍지만 대변인의 논평을 수정하고 다시 논평을 내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세월호 7시간’을 두고 벌인 자유한국당의 촌극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30일 이번엔 정유섭 자유한국당 원내부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 때문에 세월호가 빠지고 구할 수 있는 사람을 못 구한게 아니다”라고 말해 다시 논란을 키웠다.

정 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 자리서 “박 전 대통령의 불성실 근무는 잘못한 것”이라면서도 “사고대응은 현장 지휘관의 책임이다. 영흥도 낚싯배 사고, 제천, 밀양 화재사건은 세월호보다 훨씬 잘못된 대응이지만 이에 대한 잘잘못은 따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의 지시, 대응에 따라 구조될 사람이 되고 안될 사람이 안되는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이날 공개로 진행되던 자유한국당의 원내대책회의는 급작스럽게 비공개로 전환됐고 김성태 원내대표 등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정 부대표의 발언을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섭 자유한국당 원내부대표이자 중소기업특위·한국GM대책특위 위원장은 30일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 자리서 "박근혜 전 대통령 때문에 세월호가 빠지고 구할 수 있는 사람을 못 구한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재인 정부에서 발생한 참사도 잘못된 대응이 많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 이날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시키기도 했다. <사진=뉴시스>

‘세월호 7시간’을 두고 하루 사이 ‘박 전 대통령이 불쌍하다’는 논평에서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급선회 한 뒤 또 다시 ‘박 전 대통령 때문에 세월호가 침몰한건 아니다’는 발언까지 자유한국당 내부조차 정리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 것.

이미 한차례 경찰을 ‘미친개’로 표현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자유한국당의 '눈'과 이를 지며보는 국민들의 '눈'은 같은 모양을 가졌지만 무척이나 달라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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