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공공뉴스=황민우 기자] 이마트에서 근무 중이던 직원이 또다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무빙워크를 점검하던 20대 노동자가 사망한 지 딱 3일 만이다.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해외에서 인건비 절감을 위한 무인계산대를 알아보고 다닐 것이 아니라 당장 자기직원들의 안전문제부터 돌아봐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2일 구로경찰서 및 마트산업노동조합(마트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밤 10시33분 경 이마트 서울 구로점에서 계산업무를 보던 권모씨(48·여)가 돌연 쓰러져 숨졌다.

권씨는 계산대에서 업무를 보던 중 가슴 통증을 호소하다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권씨는 지난 2009년 이마트 구로점에 입사해 올해로 근무 10년 차를 맞은 정규직 사원으로 평소 지병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마트노조 측은 당시 매장에는 관리자와 보안사원이 근무 중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권씨가 쓰러진 직후 10여 분 동안 심폐소생술 등 어떠한 응급조치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마트의 안전불감증 논란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트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얼마 전, 무빙워크를 수리하다 사망한 하청업체 직원은 단 한명의 보조 인원이나 안전장치도 갖추지 못했고 제대로 된 안전교육도 받지 못했다. 곧바로 이어진 안전사고로 충격이 더욱 크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어 “회사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마트에서 입대를 앞둔 21세 청년과 한 여성 노동자가 허망한 죽음을 맞이했다”면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해외에서 인건비 절감을 위한 무인계산대를 알아보고 다닐 것이 아니라 당장 자기직원들의 안전문제부터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마트노조 이마트 지부 전수찬 위원장 역시 이날 구로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응급조치만 제대로 이뤄졌다면 고인을 살릴 수 있었다”며 “심폐소생술이 없으니 뒤늦게 고객 한 분이 초동조치를 했고 결국 골든타임 10분을 다 놓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위원장은 “대형마트는 수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으로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도 이마트에는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안전관리자가 없었고 큰 매장에 제세동기도 한 대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진제공=마트산업노동조합>

반면 이마트 측은 “매장 내 관리 직원들은 매뉴얼에 따라 최선을 다해 응급처치를 했다”고 해명했다.

이마트는 “권씨가 쓰러진 지 1분 만에 보안팀 1명과 영업팀 3명의 직원이 출동했고 보안 담당자가 119 소방대원의 전화 지시에 따라 권씨의 기도를 확보하고 몸을 마사지했다”면서 “초반 권씨는 의식이 있는 상태여서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앞서 지난달 28일 경기도 남양주시 이마트 다산점에서 지하 1층과 지상을 연결하는 무빙워크를 점검하던 중 기계가 갑자기 작동하면서 노동자 이모씨(21·남)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기계에 몸이 끼인 이씨는 약 1시간 만에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마트노조는 “이번 사고로 재벌들의 사람보다 이윤을 우선시하는 속성이 그대로 드러났다”면서 “주먹구구식 안전교육은 기업이 생명과 안전에 관한 업무를 대하는 태도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분노했다.

이어 “제대로 된 연차, 휴무도 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고된 노동을 하는 하청노동자들의 현실을 온 사회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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