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남측지역서 의전·경호·보도 분야 논의..양측 정상 동선 및 생중계 여부 등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지난 3월29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제3차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회담이 5일 열렸다. 당초 지난 4일 예정됐던 실무회담은 북한의 전날 갑작스런 요청에 따라 하루 연기됐다.

남과 북은 이날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집에서 의전·경호·보도 분야 실무회담을 개최했다.

이번 실무회담에서 우리측은 김상균 국가정보원 2차장을 수석대표로 청와대 조한기 의전비서관, 신용욱 청와대 경호차장, 권혁기 청와대 춘추관장,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등 5명의 대표단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을 수석대표로 한 6명이 대표단으로 나왔다.

이날 남과 북은 김정은 북한 노동장 위원장의 동선과 경호, 의전, 취재 지원 등에 관한 세부 사항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북측 최고지도자로서 처음으로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오게 되는 만큼 정상되담 당일 MDL을 넘는 방법 등 동선과 회담 일정, 배석 인물, 수행원 규모, 문재인 대통령과 대면 시점 및 방식, 부인 리설주 동행 및 부부동반 오·만찬 여부, 남북 퍼스트레이디 회동 여부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도 분야와 관련해서는 TV 생중계 여부도 큰 관심거리다. 앞서 지난 2000년과 2007년 평양에서 열렸던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에서는 회담 과정이 모두 녹화돼 사후 공개됐다.

때문에 역대 최초로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이뤄지는 남북 정상의 만남이 생중계될 수 있을지는 초미의 관심사다.

또한 의장대 사열 관련 논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접을 받고 의장대를 사열했다. 2007년 정상회담 당시에도 노무현 대통령은 4·25문화회관 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서 김 위원장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했다.

이에 따라 북측은 의장대 사열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남북은 이날 실무회담 논의 결과에 따라 후속 실무회담을 몇 차례 더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때도 준비를 위한 실무회담이 여러 차례 열린 바 있다.

남북은 오는 7일에는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통신 실무회담을 진행한다. 통신 실무회담에서는 남북이 정상회담 전에 갖기로 한 핫라인 통화와 관련해 기술적 준비 문제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한편, 우리 정부는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채택한 공동보도문에 따라 당초 지난 4일 예정된 실무회의에 조 비서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7명의 대표단을 보내겠다고 3일 통지했다.

그러나 북측은 회담 하루 전 날짜를 연기했다. 북측이 합의된 일정을 바꾼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 등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방남을 통보했다가 하루 전 돌연 취소했고, 2월 열기로 했던 금강산 남북 합동문화 공연도 취소했다.

이 같은 북측의 시간 변경에 대해 일각에선 북한이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행동 아니냐는 풀이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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