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황민우 기자] 한진그룹이 오너일가 ‘갑질’ 리스크로 또 다시 뭇매를 맞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의 과거 ‘땅콩 갑질’에 이어 이번에는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여객마케팅 전무가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물을 뿌렸다는 ‘물 갑질’ 의혹이 제기된 까닭이다.

12일 항공 및 광고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한 익명 게시판에는 조 전무가 대한항공의 광고대행 업무를 맡고 있는 HS애드 광고팀장에게 고함을 지르고 물을 뿌렸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에 따르면, 조 전무는 지난달 HS애드와 대한항공 영국편 광고 캠페인 관련 회의 도중 자신의 질문에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광고팀장에게 소리를 지르고 음료수병을 던졌다.

이후에도 분이 풀리지 않은 조 전무는 광고팀장 얼굴에 물을 뿌렸고, 이 팀장은 회의장에서 쫓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업계에서는 이 사건 후 HS애드 대표가 오히려 대한항공에 사과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하지만 대한항공 측은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입장.

대한항공은 “광고대행사와 회의 중 언성이 높아졌고 물에 든 컵을 회의실 바닥으로 던지면서 물이 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직원 얼굴을 향해 뿌렸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후 조 전무는 회의에 참석한 광고대행사 직원들에게 일일이 개별적으로 문자를 보내 사과했다”면서 “광고대행사 사장이 사과 전화를 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조 전무 역시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어리석고 경솔한 제 행동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조 전무는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해서는 안될 행동을 보여 할 말이 없다”며 “회의에 참석했던 광고대행사 직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사과는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광고에 대한 애착이 사람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넘어서면 안되는데 제 감정을 관리못한 큰 잘못”이라고 말했다.

한편, 잊을만 하면 불거지는 딸들의 갑질 논란에 조 회장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앞서 장녀인 조 사장은 대한항공 부사장 시절인 지난 2014년 12월 미국 뉴욕 JFK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다가 승무원의 땅콩 제공 기내 서비스를 문제삼아 이륙 준비 중이던 여객기를 되돌리는 이른바 ‘땅콩 회항’ 갑질로 물의를 빚고 재판까지 받았다.

조 사장은 집행유예 기간임에도 불구 최근 한진그룹 계열사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지만, 불과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동생인 조 전무가 또 갑질로 구설수에 오르면서 회사 내부에서도 오너일가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