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데드라인’ 앞두고 8차 임단협 교섭 결렬..협력업체, 줄도산 위기에 절규

지난 2월13일 가동중단을 공식 발표한 한국GM 군산공장 정문 전경,<사진=뉴시스>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생사기로에 놓인 한국GM이 막판 노사 협상에서 또 다시 입장차만 확인하면서 법정관리 우려가 커진 모습이다.

배리 엥글 GM 본사 사장이 정한 데드라인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16일 재개된 8차 임단협 교섭에서도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국GM 노사는 이날 인천시 부평공장 대회의실에서 ‘2018년도 임금·단체협약’ 8차 교섭을 진행했다. 지난달 30일 7차 교섭이 있은 지 16일 만이다. 그러나 이날 2시간30분 가량 진행된 8차 교섭은 성과 없이 끝이 났다.

사측은 연차 휴가 미사용분에 대한 수당 지급 축소와 자녀 학자금 지급 3년간 유보 등 1000억원 규모의 복지후생비 삭감 등 비용절감안 합의를 요청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이 같은 자구안 협조에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군산공장 폐쇄 철회와 출자전환 시 1인당 3000만원 가량의 주식 배분을 요구했다.

이후 이날 오후 4시 카허 카젭 한국GM 사장과 임한택 노조지부장 등은 별도 면담을 가졌지만 이마저도 성과는 없었다.

앞서 GM은 오는 20일을 한국GM 법정관리 여부를 결정지을 데드라인으로 못박았다. 엥글 GM 사장은 이날까지 결과물이 없을 경우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해당 기간까지 자구안 마련이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국GM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향후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도 나온다.

현재 노조 집행부는 파업권 확보를 위해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 쟁의를 신청한 상태. 노사간 교섭이 소득 없이 끝남에 따라 노조의 파업 가능성도 커졌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고 장기화되면 영업·판매망 붕괴로 생존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부품 대금 지급 중단에 따라 협력업체들의 줄도산도 우려되고 있다. 때문에 청산 수순을 밟을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다.

최근 들어 한국GM과 KDB산업은행 사이에서도 실사 문제, GM의 한국GM 대출금 출자전환 문제 등을 두고 갈등도 증폭되고 있어 최악의 상황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한국GM 법정관리 가능성에 협력업체들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현재 한국GM에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는 318곳. 이 가운데 86개사는 100% 한국GM과의 거래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의존하는 업체도 150여개에 달한다.

한국GM 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노조에 보내는 호소문을 통해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 즉각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우리 모두는 죽는다”며 노조의 결단을 촉구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한국GM이 도산할 경우 협력 부품업체와 원·부자재 납품업체 등을 포함해 30만명의 일자리가 위태로워진다.

이들은 “우리는 살고 싶다”며 “몇십년간 일궈온 기술과 품질, 인적자산을 하루아침에 날려버리고 싶지 않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는 하루만 살다 가는 하루살이이고 싶지 않다”며 “다 같이 살아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내는 현명함을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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