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박주연 기자] 강승규 귀뚜라미 대표가 지난달 사임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강 전 대표의 이 같은 갑작스런 사퇴 행보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업계에서는 강 전 대표의 ‘사임설’이 한차례 나돌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10억원대 뇌물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 된 후 강 전 대표와 이 전 대통령과의 특별한 관계가 회자되면서다.

더욱이 최진민 귀뚜라미그룹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전무의 존재도 최근 수면 위로 떠오르며 강 대표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승규 귀뚜라미 전 대표 <사진=귀뚜라미 홈페이지 갈무리>

이와 관련, 당시 귀뚜라미 측은 <공공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찌라시를 통해 떠도는 소문일 뿐, 왜 이런 말이 나오는지 조차도 잘 모르겠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실제로 강 전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이 같은 소문에 신빙성을 더하고 있는 모습이다.

20일 귀뚜라미 등에 따르면, 송경석 그룹경영관리본부장(CFO) 겸 귀뚜라미에너지 대표가 지난 2일자로 귀뚜라미 대표에 취임해 겸직을 하고 있다.

지난 1년여간 대표이사직을 수행한 강 전 대표는 사물인터넷(IoT) 사업을 위해 3월30일자로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관련업계를 중심으로 강 전 대표의 사임설이 빠르게 퍼졌다. 최근 구속 수감된 이 전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 때문에 강 대표를 영입한 최 회장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설이 확산된 데 따른 것.

언론인 출신 강 전 대표는 2002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 서울시장 후보 기획홍보 팀장을 맡은 인물. 이때 인연을 시작으로 서울시장 인수위원회 대변인, 서울특별시 홍보기획관, 대통령 경선후보 미디어홍보 단장, 대통령인수위원회 부대변인 등을 지냈다.

또한 대통령 취임 후인 2008년에는 제18대 서울시 마포구갑 국회의원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강 전 대표는 2016년 6월 귀뚜라미그룹과 인연을 맺었는데, 이전부터 최 회장과는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귀뚜라미는 2015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허위과장 광고 논란으로 시정명령을 받았던 상황. 최 회장의 입장에서는 당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으며 그룹을 총괄 지휘할 그룹기획 조정본부를 신설하고 초대 본부장(사장)에 강 전 대표를 영입했다는 것.

그런데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된 현 상황에서 최 회장으로서 강 전 대표의 존재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었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의 장남인 최 전무가 최근 입지를 넓혀가는 것 역시 강 전 대표의 입지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한편, 최 회장은 2011년 8월 무상급식을 ‘거지근성’으로 비하하면서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이후 연구원들이 특허권을 가로채 특허를 독점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됐고, 결국 귀뚜라미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당초 최 회장의 사임 배경에 대해 귀뚜라미 측은 “해외사업부문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고 밝혔지만, 여론의 시선은 사뭇 달랐다.

최 회장이 물러남에 따라 후계 구도에도 이목이 집중됐지만, 장남이 아닌 전문경영인이 선임되면서 언젠가는 최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할 것이라는 말도 나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재 정치적 상황으로 봤을 때, 최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최 전무의 권한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 전무는 지난해 7월 가스안전대상에서 산업포장을 수상했고 최근 영업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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