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에스원의 '국내 물리보안업계 1위'라는 명성이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출동경비를 중심으로 한 기존의 물리보안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다다른 상황에서 삼성 계열사와 내부거래 비중을 늘리며 외형적으로 성장하고는 있지만, 업계 후발주자들이 혁신적 기술을 가지고 맹추격하면서 지각변동이 예고됐기 때문.

이 같은 상황에서 에스원은 기존 고객유지 등을 위해 마케팅 비용은 늘리면서 미래먹거리를 위한 투자에는 오히려 소홀한 것으로 나타나 불안요소를 더욱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더욱이 에스원의 최대주주는 일본 세콤으로, 에스원이 내부거래를 통해 매출을 개선하면서도 매년 고배당 성향을 이어가고 있어 일각에서는 ‘국부유출’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에스원 홈페이지 갈무리>

◆삼성 계열사들의 전폭적 지원 얻고 매년 고배당 행진..‘국부유출’ 지적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원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9423억원으로 전년(1조8302억원)보다 6.1%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25억원으로 같은 기간 1.5% 줄었다.

에스원의 연결기준 매출은 2014년 1조6347억원, 2015년 1조7996억원 2016년 1조8302억원, 2017년 1조9423억원 등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

이 같은 외형 증가에는 삼성 계열사들의 지원이 있었다. 최근 4년간 에스원의 매출액은 7460억원 가량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4950억원 이상이 계열사 내부거래를 통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매출 기여도는 65%에 달한다.

에스원의 내부거래 매출 비중은 지난 2014년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로부터 부동산 시설 및 수익 관리, 중개,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건물관리 사업을 양수한 후 빠르게 늘었다.

이전까지 내부거래 비중은 20%가량에 불과했지만, 관련 사업을 맡은 첫 해 34%로 뛰더니 꾸준히 늘면서 60%를 넘어선 것.

보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물리보안 전체 시장은 6조5888억원에 달한다. 현재 업계 1위인 에스원이 50%의 시장점유율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이미 물리보안업계는 국내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업계는 네트워크 보안 관제 솔루션, 개인정보보호 및 내부정보 유출관리 솔루션,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 사업, 알뜰폰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에스원이 삼성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늘리고 있는 것 역시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현 상황이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 결국 안정적인 실적 개선을 위해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SK텔레콤이 업계 2위 ADT캡스(25%) 인수 의사를 보이면서 에스원은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이 ADT캡스를 인수할 경우 업계 4위인 자회사 NSOK와 합쳐 업계 3위 KT텔레캅(12%)을 넘어서게 된다.

시장 포화 상황과 SK텔레콤의 추격 예상 등으로 에스원은 미래먹거리 확보를 위해 지금보다 더 분주하게 움직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포화시장 기존 고객 유지에만 전력?..해마다 투자↓ 마케팅↑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에스원은 오히려 연구개발(R&D) 비용 비중을 낮춰 현재 1위라는 점에 안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실제로 에스원의 지난해 R&D 비용은 178억원. 이는 전년대비 1.3% 증가한 수준이지만, 같은 기간 매출이 6% 이상 증가했다는 점에서는 비중이 줄었다.

에스원의 R&D 비중은 2013년부터 꾸준히 감소세에 있다. 2013년 1.65%였지만, 2014년 1.01%, 2015년 1.03%, 2016년 0.96%, 2017년 0.92% 등이다.

미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지출된 CAPEX(자본지출)도 2014년부터 꾸준히 줄어 최근 4년 새 34% 이상 감소했다.

반면, 마케팅 비용은 늘었다. 지난해 마케팅을 위해 326억원을 사용, 이미 포화된 시장에서 기존 고객을 잡기 위해 마케팅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물론 에스원도 현재 시장 흐름에 따라 알뜰폰 사업 등 정보보안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적극적인 변화 없이 물리보안시스템 지키기에만 집중한다면 머지않아 후발 주자들에게 1위 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회사 측 “전혀 문제 없다”..SKT 움직임은 ‘예의주시’

이와 관련, 에스원 홍보실 관계자는 “베트남 진출과 (삼성전자)기흥공장 등으로 인해 매출과 내부거래가 증가했다”며 “주로 수의계약을 통해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으며, 많은 투자자들이 국내 최고 보안업체를 원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자사(에스원)가 선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마케팅 및 R&D 비용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혁신도시 공략 등 신시장 개척을 위한 마케팅비가 증가했다”며 “2014년 말 건물관리 사업 양수하면서 매출이 증가했는데, 증가한 매출에 비해 R&D 비용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현재 알뜰폰, 정보보안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으로 연구개발비가 감소했다는 말은 옳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배당금 증가는 시장과 주주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매출과 영업익 꾸준히 증가했고 그에 따른 (주주들의)요구에 발맞춘 것”이라며 “시장에서는 일본 세콤에 대한 로열티는 많은 편이 아니라는 중론으로 국부유출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전했다.

아울러 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 움직임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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