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이민경 기자] GS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자이’ 위상에 적색등이 켜진 모습이다.

GS건설의 ‘자이’가 국내 아파트 브랜드평판에서는 1위를 차지하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그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지만, GS건설 내부적으로는 국내 10대 건설사 중 부채 비율이 가장 높아 휘청하고 있는 모습.

특히 임병용 GS건설 사장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에서 ‘클린경쟁’을 선언, 올해 역시 그 기조를 이어가며 정도경영에 매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에 반하는 행보와 부실시공 논란으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고, ‘부채비율 1위’라는 오명까지 얻으면서 소비자들이 언제 등을 돌릴지 모르는 상황. GS건설의 이 같은 행보는 ‘자이’가 그동안 쌓아올린 이미지까지 무너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GS건설, 상위 건설사 부채비율 1위..브랜드 ‘자이’ 1위 평판에 먹칠?

최근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발표한 4월 국내 아파트 브랜드평판 조사결과에 따르면, GS건설의 자이가 브랜드평판지수 160만2526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는 23개 아파트 브랜드에 대한 빅데이터 평판분석을 실시,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2일까지 국내 아파트 브랜드 빅데이터 1074만2912개를 분석해 소비자들의 행동분석을 했다.

아파트 브랜드평판 조사는 브랜드에 대한 긍부적 평가, 미디어 관심도, 소비자의 참여와 소통량, 소셜에서의 대화량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나온 결과다.

브랜드평판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으로, 해당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GS건설은 지난해 6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11조6800억원, 영업이익 3190억원, 신규수주 11조223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4년 2분기 이후 15분기 연속 흑자기록이자 2011년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다.

해외건설 보다 자이 경쟁력을 앞세운 분양 호조가 어닝서프라이즈를 견인했다는 것이 GS건설의 설명.

하지만 이 같은 평가와 반대로 GS건설의 내실은 고민거리다. 바로 높은 부채비율 때문.

부채비율은 총부채를 자기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기업의 부채 의존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다른 산업군에 비해 평균적으로 부채비율이 높은 건설업 특성상 부채비율이 200% 이하면 재무구조가 우량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도급순위 상위 10대 건설사들의 평균 부채비율은 173.9%다. 이는 전년대비 19.5%포인트 수준이다.

상위 10대 건설사 가운데 8곳은 지난해보다 올해 부채 비율을 낮췄다. 특히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인 대우건설의 경우 올들어 100% 가까운 부채비율을 낮추면서 200%대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GS건설은 10대 건설사 중 부채비율이 유일하게 300%를 넘어섰다. GS건설의 부채비율은 지난 2016년 298.9%에서 지난해 말 기준 322.8%로 23.9% 뛰었다.

올해 1분기 부채를 지난해 말보다 1조2000억원 이상 줄이면서 부채비율도 302.9%로 20%포인트 가량 떨어뜨렸지만, 여전히 300%대에 머물러 있다.

결국 아파트 브랜드 자이의 가치는 동종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그에 반해 현재 신용등급은 ‘A-’로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 중에서 다소 뒤쳐진다는 평가다.

이 같은 평가와 함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은 GS건설을 이끌고 있는 임 사장이다.

지난 2013년 취임한 임 사장은 취임 직후 과감한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체질 강화에 주력해왔다. 그 결과 올 1분기까지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올해 국내 주택시장 불확실성과 해외시장이 힘든 만큼 녹록치 않은 분위기다.

◆임병용 사장, 지난해 수주경쟁 잇단 패배..클린 공약도 ‘공염불’

앞서 GS건설은 지난해 과천 주공1단지, 반포 1단지, 잠실 미성 크로바 아파트 등 경쟁 건설사들과의 재건축 수주전에서 잇따라 패배하면서 체면을 구긴 상황.

특히 롯데건설과 맞붙었던 한신4지구 재건축사업 당시 GS건설은 롯데건설의 금품살포 의혹을 폭로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임 사장은 돈 잔치가 난무했던 건설업계의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에서 ‘클린경쟁’을 앞세웠고, 지난해 10월 롯데건설을 제치고 한신 4지구 재건축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그러나 한달 뒤 수원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영통2구역(매탄주공 4·5단지)’ 시공사 선정 입찰 결과 GS건설은 사업제안서에서 가구당 이사비 1000만원 무상지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업계에서는 GS건설의 이중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이른바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가재울4구역 재개발 사업 비리 관련 수사에 착수했는데, 여기에 GS건설이 연루됐다.

가재울4구역은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4300세대 규모의 재개발 구역으로 지난 2006년 시공사 선정이 이뤄졌다. GS건설은 8000억원 규모인 가재울4구역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선정 과정에서 조합 측인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정비업자) 박모씨에게 50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GS건설의 부실시공 논란도 문제다. GS건설의 자이는 그동안 부실시공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에는 지난해 8월 준공된 서울 종로구 홍파동 경희궁자이 1단지에서는 지하주차장에 물이 새고, 전기가 끊긴다는 민원이 빗발치면서 논란이 됐다.

결국 GS건설은 지난 2002년 아파트 브랜드 자이를 출시하고 현재까지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잇단 악재들로 신뢰도는 물론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한 모습이다.

더욱이 지난 2013년 GS건설이 1조원대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투입된 임 사장의 위상까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