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피해자 여성 前 남자친구 고소..가해자 처벌 여론 확산
범죄 인식 낮고 재범 우려 높아, 갈수록 피해도 범위도 ‘심각’

[공공뉴스=정혜진 기자] 최근 잊을만 하면 언론을 장식하는 데이트 폭력에 대한 불안감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광주에서 또다시 데이트 폭력 사건이 터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곳에 거주 중인 한 여성이 데이트 폭력 피해를 자신의 SNS에 올리며 결국 가해자인 전 남자친구를 경찰에 고소했다.

연인 간 폭력 대응 계획 등에 따른 관련자들의 엄중한 처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주 데이트 폭력 피해자 모습 <사진=SNS>

◆“평생 너는 내 장난감..자살하게 해 줄게” 도 넘은 폭언 폭행

8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일 A씨가 전 남자친구인 B씨로부터 지속적인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5일 A씨는 ‘광주 동구 모 백화점 앞에서 머리채를 잡히고 발로 차 폭행하고 보온병으로 머리를 때리는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과 자신의 피멍이 든 신체촬영 사진 등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이어 ‘제2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는 글과 함께 자신을 폭행했다는 B씨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을 일부 게시했다.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B씨의 폭행이 시작됐고 폭행 수위가 죽음을 생각할 정도로 심각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내가) 죽으려고 하니 몸을 막 흔들고 ‘너가 그냥 죽으면 재미없다’면서 보온병으로 머리를 계속 때렸다”며 “두 달 가까이 입원한 상황에서도 폭행은 계속됐다”고 말했다.

이후 A씨가 헤어지자고 하자 B씨는 살해협박을 했다. A씨는 “평생 너는 내 장난감”, “나는 사람을 자살하게도 만들어 봤다. 이제는 너가 자살하게 해줄게. 광주 바닥에서 걸레로 질질 기어 다니게 해줄게” 등의 폭언을 들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A씨가 입원했다는 병원 기록과 3월 폭행 현장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2차 피해 등을 막기 위해 A씨에게 실시간 위치추적이 되는 ‘스마트워치’를 지급했고 A씨에 대한 면담조사를 실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에 대한 피해자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B씨의 범죄혐의점이 드러나면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해당 글이 일파만파 퍼지며 폭행을 행사한 남성에 대해 처벌을 촉구하는 여론도 들끓고 있다.

네티즌들은 “내 자신 혹은 내 자녀가 폭행을 당할까봐 겁이 난다”, “데이트 폭력은 정말 중한 처벌이 있어야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사진=뉴시스>

◆데이트 폭력 급증, 피해자 목숨 잃기도..강력한 규제 ‘시급’

한편, 최근 데이트 폭력과 관련해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3월 안산시 상록구에서는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성을 주먹으로 마구 때리고 벽돌로 차 유리와 보닛을 부순 남성이 폭행 및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남성은 체포 당시 흉기와 염산 등을 소지했던 터라 자칫 더 큰 피해로 이어질 뻔했다.

이어 4월 수원시 팔달구에서는 전 여자친구의 집으로 찾아가 흉기를 들고 위협하며 폭행을 행사한 남성이 상해 및 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처럼 2017년 데이트 폭력 사범 검거 건수를 살펴보면, 전년대비 70% 증가하고 피해 신고도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관내 데이트 폭력 사범 검거 건수가 2016년 1천106명에서 2017 1천886명으로 7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데이트 폭력 피해 신고도 1천575건에서 3천981건으로 두 배 이상(152%) 늘었다.

경찰은 최근 몇 년 사이 데이트 폭력으로 피해자가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심각성을 인식하고 피해자들의 신고 의식이 높아져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경찰은 2016년 2월부터 ‘연인 간 폭력 대응 강화계획’을 세워 관련자들을 엄정히 처벌하고 있다. 단순 폭행 사건이라도 가해자에게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2차 범행 우려가 있을 때는 구속영장 신청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한 가해자로부터 2차 보복성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신변보호용 스마트워치 지급, 피해자 임시숙소 제공, 주거지 순찰 강화 등을 통한 신변보호도 제공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데이트 폭력 사범은 범죄 인식이 낮고 재범 우려가 크다는 특징을 지닌다”며 “피해자의 적극적인 신고가 있어야 가해자를 처벌하고 연인에 대한 폭행 행위가 범죄라는 점을 인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데이트 폭력은 갈수록 늘고 있고 그 피해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신고에 앞서 데이트 폭력 근절을 위한 관련 기관들의 보다 적극적이고 강한 처벌 규제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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