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유채리 기자] 6·13 지방선거에서 제주도지사 재선에 도전하는 무소속 원희룡 후보가 지난 14일 토론회에서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폭행 가해자는 제주 제2공항 반대 단식농성을 했던 주민으로, 이번 폭행사건이 도지사 선거의 중요한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 예비후보가 지난 14일 제주 제2공항 반대 단식농성을 했던 주민으로부터 도지사 후보 토론회 자리에서 폭행 당했다.<사진=MBC 뉴스 영상 캡쳐>

제주 동부경찰서는 원 후보를 폭행한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김경배 부위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앞서 김씨는 지난 14일 오후 5시20분께 제주시 벤처마루 10층에서 열린 제주 제2공항 관련 제주도지사 후보 합동토론회장에서 원 후보에게 날계란을 던지고 주먹으로 얼굴과 팔을 폭행했다.

원 후보 측 보좌관이 저지하자 김씨는 소지한 흉기로 자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 부위에 큰 부상을 입은 김씨는 119구급대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2시간 가량 수술을 받았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원 후보는 폭행 사건 이후 인근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며, 현재는 퇴원한 상태다.

원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염려해준 덕분에 무사히 퇴근했다”며 “제 몸과 가족들을 잘 추스려 내일(16일) 정상적인 일정으로 복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걱정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어제 현장에서 몸을 던져 불상사를 막은 사회자와 원캠프 관계자의 용기에 존경을 보낸다”고 덧붙였다.

또한 원 후보는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토론회에 참여했던 문 후보는 폭행 사건이 불거지자 원 후보 옆에서 뛰어 나가 김씨를 제지했다.

현재 제주에서는 제2공항 건설을 놓고 자연환경 훼손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여론과 찬성 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원 후보는 이날 오전에도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김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원희룡 제주지사 예비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 <사진=원희룡 SNS 캡쳐>

원 후보는 “오히려 그분이 자해로 많이 다쳤다고 들었다”며 “저는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써야 했던 그분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 그분의 처벌을 원치 않으며, 쾌유를 기원한다 ”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2공항 문제는 도민의 숙원사업이자 이해와 관심이 큰 사안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정치적 이해관계로 얽혀서는 안 된다”며 “저는 이번 일을 통해 제주도민의 마음을 다시 한번 겸허히 받아들이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이번 일이 제2공항 문제를 순리대로 풀어나가는 전화위복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한편, 원 후보가 가해자를 용서 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제주지사 선거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 후보는 제주지사 때부터 제2공항 건설에 긍정적인 입장을 갖고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인물. 때문에 원 후보에게 반발해오던 제2공항 반대 여론이 원 후보의 용서 메시지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울러 원 후보 피습 당시 문 후보의 대처에도 호평이 쏟아지는 모습. 미미한 지지율 차이를 보이며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두 후보의 경쟁은 원 후보 폭행사건으로 인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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