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박계형 기자] 국내 30대 그룹 여성 임원 비중이 처음으로 3%를 넘어섰다. 유통업계에서 여성 임원이 높은 비율을 차지한 반면,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곳도 7곳이나 있었다.

16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30 대그룹 계열사 중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68개사의 여성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임원 8835명 중 여성은 274명이었다.

여성 임원 비율은 3.1%로, 이는 전년도 2.5%에서 0.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여성 임원 비율이 3%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에서 2개 이상 기업의 겸직 임원은 각 1명으로 계산했고, 임원별 직위를 구분하지 않는 SK그룹은 직위별 조사에서 제외했다.

초임 임원으로 분류되는 상무급 여성 임원은 2.6%(210명)로 전년대비 0.4%포인트 증가했다. 이어 전무 이상 여성 임원은 0.4%(31명)로 0.1%포인트 올랐다.

전년대비 여성 임원 비중 상승률은 미래에셋이 2.6%포인트(1.8%→4.3%)로 가장 높았고, 현대차·KT·삼성(각 1.0%포인트), 롯데(0.8%포인트), LG(0.7%포인트), 대림·금호아시아나(0.5%포인트) 등이었다.

30대 그룹 가운데 여성 임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백화점그룹이었다. 전체 임원 116명 중 여성 임원이 11명으로 9.5%를 차지했다.

여성 임원 11명 중 7명은 패션전문기업 한섬 소속이었고, 현대백화점은 3명, 현대그린푸드는 1명의 여성 임원이 자리했다.

다음으로 신세계(7.9%, 11명)와 CJ(7.5%, 17명)가 뒤를 이었다. 국내 굴지의 유통공룡들이 상위 3위권을 형성했다.

이밖에 KT(6.0%, 9명), 삼성(5.1%, 96명), 미래에셋(4.3%, 10명), 교보생명(3.8%, 2명), 롯데(3.6%, 21명), 한진(3.6%, 6명) 등 순이었다.

특히 한섬의 경우 전체 임원 13명 중 여성 임원은 7명으로 유일하게 절반을 넘었다. 또 시큐아이(33.3%, 1명), 신세계인터내셔날(21.4%, 3명), 파르나스호텔(20.0%, 1명), 현대카드(18.3%, 13명), CJ오쇼핑(15.4%, 2명) 순으로 여성 임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농협, LS, 영풍, KT&G, 에쓰오일, 대우조선해양, 한국투자금융 등 7곳은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농협은 보험·증권·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를 다수 보유했음에도 여성 임원이 전무했다.

기업별로는 조사 대상인 268개 계열사 가운데 여성 임원이 한 명이라도 있는 곳은 80개 기업(29.9%)에 그쳤다. 나머지 188곳(70.1%)은 모두 남성 임원으로만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