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이민경 기자] 대교그룹이 곳곳에서 불거지는 잡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눈높이 교사 쥐어짜기’ 등 주장이 제기되면서 갑질 논란으로 회사 안팎이 시끄러운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목소리 높여 근절을 강조하고 있는 일감몰아주기 의혹까지 더해져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은 그야말로 좌불안석인 모습.

여기에 강 회장의 곳간을 매년 두둑하게 불려주고 있는 대교의 고배당 정책에도 지적의 목소리가 쏟아지면서 강 회장 일가에 정부의 매서운 칼날이 향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강 회장은 나눔경영과 인간중심의 인본주의경영 철학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그의 정반대 행보에 더 큰 비난이 일고 있다.

◆대교, ‘승계 도구’오너일가 회사에 일감몰아주기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강 회장의 두 아들인 호준, 호철씨가 각각 49.02%의 지분을 보유 중인 크리스탈원의 지난해 매출액은 16억3800만원이었다.

지난 2004년 설립된 크리스탈원은 당초 대교글로벌어쏘시에이츠라는 출판, 교육 콘텐츠 기업으로 출범했으며, 2007년 사명을 투핸즈미디어로 바꾸고 교육정보 월간지의 출판, 여행 알선 및 보험대리점업 등까지 사세를 확장해 나갔다.

2014년 지금의 크리스탈원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 회사는 지주사인 대교홀딩스와 대교, 대교에듀캠프 대교그룹 계열사들과 거래를 맺고 있다.

크리스탈원의 연 매출액은 2017년 16억원대를 비롯해 2016년 21억원, 2015년 19억원, 2014년 19억원 등 20억원 안팎이다.

하지만 이 같은 매출은 대교그룹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실제로 2017년 14억원, 2016년 17억, 2015년 16억, 2014년 15억원 등을 그룹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올렸다. 내부거래율은 평균 82% 정도다.

이들 계열사 가운데 대교로부터의 매출이 가장 두드러졌다. 크리스탈원은 2017년 대교로부터 13억5000만원, 2016년 15억6000만원, 2015년 15억1000만원, 2014년 14억6000만원 등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다량의 일감을 몰아 받으면서 회사를 이끌어간 셈. 계열사가 사실상 오너일가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오너일가는 손쉽게 수익을 내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또한 크리스탈원은 설립 후 연간 2~3억원을 꾸준히 배당했다. 하지만 2014년부터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배당금은 최근 3년간 7000만원이 전부다.

강 회장의 두 아들은 크리스탈원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을 대교와 대교홀딩스 지분을 매입하는데 썼다. 호준씨의 지분율은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치면 대교 0.06%, 대교홀딩스 1.5%, 호철씨는 대교 0.33%, 대교홀딩스 1.7%를 보유 중이다.

결국 크리스탈원이 오너 2세의 승계 도구 역할을 한 셈으로 볼 수 있다.

◆강영중 회장의 남다른 ‘자사주 사랑’..목적은 결국 돈?

대교그룹에서 일감몰아주기와 함께 눈에 띄는 것은 강 회장의 남다른 ‘자사주 사랑’ 이다.

강 회장은 대교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면서 지분을 늘려오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현재 강 회장의 대교 지분율은 보통주 6.14%(519만7600주), 우선주 9.84%(191만1582주) 등 15.98%다.

일각에서는 강 회장의 이 같은 자사주 사랑 행보에 거액의 배당금을 지목하고 있다. 대교의 배당 성향은 50% 안팎. 2017년 51.8%, 2016년 51.2%, 2015년 49%, 2014년 52% 등 매년 순이익의 절반을 배당하는 고배당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고배당 정책으로 최근 3년간 14억~16억원 등 높은 배당금을 챙겨왔다.

아울러 강 회장은 대교홀딩스를 통해서도 배당금을 받아왔다. 강 회장의 대교홀딩스 지분율은 2017년 말 기준 82%이며, 대교홀딩스는 대교 지분 54.51%를 보유하고 있다. 대교홀딩스는 효자 회사인 대교를 통해 90%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

이처럼 대교는 매년 높은 배당 정책을 통해 강 회장 등 오너 일가의 곳간을 불려주고 있는 모습.

이런 가운데, 이면에서는 눈높이 교사들에게 갑질 횡포를 부리며 매출을 압박하는 등 쥐어짜기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한 언론에 따르면, 대교 눈높이가 탈퇴한 회원을 받아주지 않는 영업시스템으로 인해 교사들이 ‘유령회원’을 만들어 수업을 자비로 부담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대교 눈높이 교사들은 위탁계약 신분으로 회원들에게 수업료를 받아 회사에 건네면 사측은 이 가운데 38~57%를 교사에게 수수료로 넘기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문제는 하위직 교사와 이들을 관리하는 관리직 교사를 묶어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하위직 교사들이 관리하는 회원의 탈퇴 비율에 따라 관리 교사도 수수료율과 수수료가 낮아진다는 점이 문제다.

피해를 입은 교사들은 대교 눈높이의 영업시스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대교와 같은 학습지 회사의 갑질 행위에 대한 조사를 촉구한다는 청원글도 게재됐다.

뿐만 아니라 대교는 최근 중소기업에 하도급 계약서를 늦게 지급하는 등 하도급법을 위반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2000만원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하도급법에서 원사업자는 하도급업체에 일감을 맡길 때 대금과 지급 방법, 위탁 내용 등이 담긴 계약서를 업무 시작 전에 줘야 한다. 계약 내용을 분명히 함으로써 하도급업체가 물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한 후에 대금을 받을 때 부당한 대우를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대교는 2014년 8월부터 2016년 5월까지 네 업체에 출판물, 음원, 비디오물에 대해 제작·편집 등을 위탁하면서 업무 시작 이후에 계약서를 발급했다. 한 업체에는 용역 수행이 종료된 후 계약서를 줬고, 나머지 세 업체에는 업무 시작 2∼129일이 지나고 계약서를 줬다.

하도급업체에 갑질을 일삼아 오다 공정위에게 철퇴를 맞았다.

◆교육기업의 모범은 어디로?..정부 레이더망에 걸리나

한편, 대교의 교육서비스 브랜드 눈높이는 2018년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초등교육서비스 부문에서 20년 연속 1위에 선정됐다.

이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교육기업이 일감을 몰아주고, 갑질을 부린 것도 모자라 오너 일가는 자기 배 채우기만 급급한 행보를 보여 더욱 큰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기업이 모범을 보이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앞장서서 각종 논란과 의혹 등 문제를 야기하고 있어 기업 적폐 청산을 강조하고 있는 현 정부의 레이더망을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이와 관련, 대교홀딩스 홍보실 관계자는 “크리스탈원은 작년부로 없어졌다”며 “크리스탈원 담당 사업부문을 대교가 해결하면서 정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몰아주기)논란·의혹 때문에 (크리스탈원을)정리하게 된 것은 아니다”라며 “회사 내부적으로 파악하고 사업 여부를 판단해 없앴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어 대교의 고배당 정책과 관련해서는 “(배당은)매년 경영성과에 따라 배분하는 것이며 주주 환원 차원이다”며 “고배당 기조를 계속 이어갈 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교사 쥐어짜기 갑질 논란은)노조 측이 주장하는 논란에 불과한 사례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시팀에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자정활동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