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公務)의 무게 : 능력 핵심은 ‘공공의 지지’→‘공무원=세금도둑’ 오명 씻는다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진다’-대한민국 헌법 제7조 1항.

# 최근 온라인 상에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누리꾼들의 칭찬글이 쏟아지고 있다. 탑승 중이던 KTX에서 진상 승객을 퇴치한 일화가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 누리꾼들은 “김부겸 장관님 멋지다” “김 장관님이 진정한 공직자다” “저런 공직자가 많아야 하는데” 등 반응을 보이며 찬사를 쏟아냈다. 김 장관의 이 같은 일화가 국민들 사이에서 특히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그동안 공무원들의 도덕성과 자질 문제가 그동안 꾸준히 지적돼 왔기 때문이다. 나라가 부를 때, 국민이 원할 때, 국민들의 가려움을 해소해줄 수 있는 사람. 그들이 바로 공무원이다. 때문에 ‘어쩌다 공무원’이 된 사람과 ‘진짜 공직자’의 태도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별것 아닌 것 같은 김 장관의 이 같은 행동은 공무원이 돼 나라를 위해 일하겠다는 특별한 신념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안정적인 일자리와 노후 보장이라는 ‘메리트’ 때문에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의 길로 뛰어든 많은 젊은이들이 바로 보고 배워야 할 ‘참된 공직자’의 모습이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사진=뉴시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 KTX 진상 승객 혼낸 ‘참된 공무원’

최근 KTX 특실에서 여승무원에게 행패를 부리는 한 진상 승객을 제압한 중년 남성이 알고보니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었다는 미담이 온라인과 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지난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방금 유명인이랑 KTX 같은 칸 탄 썰’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게재됐다.

전날(20일) 오후 부산발 서울행 KTX 특실에 탑승했다는 글쓴이는 당시 객실 안 상황을 설명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남성 A씨가 좌석 문제로 승무원에게 고함을 지르며 항의했고, 승무원을 쫓아다니며 괴롭혔다.

승무원의 안내에도 A씨는 계속 큰 소리로 항의해 주변에 불편함을 젔고, 심지어 웃으며 대응하는 승무원에게 ‘웃지 말라’며 면박을 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보다 못한 한 중년 남성 B씨는 직접 나서서 ‘객실에서 나가서 이야기하라’며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B씨는 A씨에게 ‘어디서 갑질을 하느냐’ ‘왜 여승무원을 따라다니며 괴롭히고 윽박지르느냐’며 일침을 가했다.

이에 A씨가 “당신이 뭔데. 공무원이라도 돼?”라고 응수하자, B씨는 “그래. 나 공무원이다. 내가 당신 이러는거 두번째 봤다”고 말했다.

결국 두 사람은 말다툼을 했고, 승무원이 이를 말리면서 소란은 가라앉았다. 소동을 피우던 승객은 다른 곳으로 갔다고 글쓴이는 전했다.

또한 B씨는 A씨가 다른 칸으로 간 후에도 잠도 안자고 진상 승객이 다시 돌아오지는 않는지 문쪽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고.

글쓴이는 “속으로 아저씨 용감하다라고 생각했다. 내리면서까지도 누군지 모르고 공무원이라길래 동사무소에 계신 아저씨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그 아저씨 진짜 멋있더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앞에 계시던 아주머니가 그분이 김부겸 장관이라고 말을 해줬다”고 덧붙였다.

이 글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김 장관을 칭찬하는 글들이 쏟아져 나왔다. 또 그동안 김 장관이 보여왔던 훈훈한 인간적인 행보도 회자되면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 공무원 학원가의 모습 <사진=뉴시스>

# 철밥통 공무원이 꿈?..불신은 어쩌나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18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이 선호하는 직장은 국가기관(25.0%)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18.2% 응답률을 보인 공기업이었고, 3위는 16.1%를 차지한 대기업이었다.

우리나라 청소년(13~24세)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으로 ‘국가기관’이 7년 연속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청소년 절반 정도는 직업을 선택할 때 ‘수입’과 ‘안정성’ 등 현실적인 문제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많은 이들이 공시생의 길을 걷고 있는 상황. 정부에서도 공무원을 증원한다고 나서면서 공시생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곳곳에서는 공무원들의 ‘도덕불감증’의 심각성이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는 말들이 들리고 있다. 언론을 통해 쏟아지는 공무원들의 비위 행위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고, 그에 따른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 동향’에서 우리나라 직장인 10명 중 6명 이상은 ‘대한민국 공무원이 부패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기준 ‘공직자의 부패가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직장인 비율은 62.3%였다. 2000년 75.6%였던 이 수치는 2009년 42.1%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다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30대가 주로 중앙부처 공무원이 부패했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공무원에 대한 부패 인식률이 떨어졌다.

하지만 정작 공무원 부정이나 비리를 경험한 사람은 거의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년간 공무원 부패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직장인 비율은 3.5%에 불과했다.

이는 본인의 경험과 상관 없이 공무원을 불신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결국 내가 직접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만큼 공직자들의 각종 문제들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공무원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공직자들의 뇌물 사건, 비리 문제 등이 터져나오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는 공인들의 부정부패와 비리 소식에 국민들은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공무원=세금도둑’이라는 지적도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혈세로 월급을 따박따박 받아가면서 청렴결백해야 하지만 오히려 일반 국민들보다 많은 재산과 부를 축적하고 있는 모습은 어딘가 바라보기 불편하다.

청년실업이 극심한 요즘, 일명 ‘철밥통’이라고 불리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많은 청년들은 고시원과 학원에서 밤낮 없이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취업을 위해, 그리고 안정을 위해 너도나도 공무원이 되겠다는 이들 때문에 어쩌면 공무원들의 공직 윤리와 가치는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다.

# 공직가치 재정립이 건강한 대한민국 만든다

제 자리에서 국민과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에게 ‘공무원=세금도둑’이라는 오명은 사기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일부의 부정부패로 인해 공직사회 전체가 흔들리는 것은 ‘진짜 공직자’들에게는 치명타다.

때문에 공무원 면접에 있어 ‘공직가치’가 특히 중요하게 꼽히고 있다. 공직가치는 공공의 이익에 봉사하기 위해 공적 영역에서 추구해야 하는 바람직한 신념체계와 태도를 의미한다.

공직가치는 크게 국가관, 공직관, 윤리관이다. 세부적으로는 애국심, 민주성, 다양성, 책임감, 투명성, 공정성, 청렴성, 도덕성, 공익성 등이 포함된다.

이 같은 가치가 확립되지 않거나 그저 공무원이 되기 위해 거짓으로 공직가치를 내세워 자신을 어필한다면 사회는 어지러워질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시대의 흐름에 대응하고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공직가치 재정립을 통한 ‘바람직한 공무원상’ 구현이 사회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이유다. 이 같은 가치를 지닌 공무원상이 구현될 때 비로소 신뢰받는 정부와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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