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보장성 동반감소..IFRS17 도입 앞두고 자본확충 부담-세제혜택 축소 여파

<자료=금융감독원>

[공공뉴스=정혜진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생명보험사가 신규 저축성보험(초회보험료)을 판매해 거둔 보험료 수입이 대폭 줄어들면서 비상이 걸렸다. 이는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 부담과 세제혜택 축소 여파다.

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분기 생보사 보험영업 실적’에 따르면, 1분기 생보사 수입보험료는 26조115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조4860억원(8.7%) 감소했다.

소비자가 1분기 중 생명보험 상품에 새로 가입해 보험사에 처음 낸 1회차 보험료 수입이 크게 줄며 전체 보험료 수입 감소세를 견인했다.

특히 초회보험료는 2조61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5735억원(37.6%) 감소하면서 2016년 1분기부터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보험 상품별로 보면 저축성보험의 초회보험료는 1조58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조6389억원(60.8%) 급감했다. 이에 따라 저축성보험 비중도 40.5%에서 23.9%포인트 하락했다.

이처럼 생보사들이 저축성보험 판매를 축소하고 있는 이유는 오는 2021년에 도입되는 새 회계기준인 IFRS17 때문이다.

IFRS17은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저축성보험의 보험금을 부채로 잡게 된다. 이 때문에 저축성보험을 많이 팔면 보험사는 그만큼 부채가 늘어 자본금을 더 쌓아야 하는 부담이 생기는 것.

아울러 지난해부터 적용된 이자소득 비과세상품 가입한도 축소 등 세제혜택이 축소돼 수요가 줄어든 점도 저축성보험이 생보업계에서 힘을 잃고 있는 주요인으로 평가된다.

생보사들이 저축성보험 대신 보장성보험 판매 늘리려고 했지만 초회보험료는 오히려 줄었다. 보장성보험 초회보험료는 1년 전보다 990억원(22%) 줄어든 3502억원으로 집계됐다. 퇴직연금 등도 전년 동기 대비 312억원(6.3%) 줄어든 4637억원으로 감소추세이다.

이는 종신보험 시장이 포화했고 치아보험이나 유병자보험 등 제3보험상품의 판매 경쟁이 심화한 탓이다.

반면 주가상승과 일시납상품 판매 증가 등으로 변액보험(7412억원)만 전년 동기 대비 1957억원(35.9%) 증가했다. 변액보험은 펀드 운용 실적에 따라 투자 수익률을 얻는 생명보험 상품이다. 코스피 등 주가 상승과 일시납상품 판매 증가 영향으로 첫 회 보험료 수입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판매채널별 초회보험료는 방카슈랑스와 설계사, 대리점, 임직원 채널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초회보험료가 감소했다.

방카슈랑스(1조4212억원)는 일시납 저축성보험 판매 저조로 전년 동기 대비 1조2710억원(47.2%) 감소했고 설계사는 5998억원으로 763억원(11.3%) 줄었다. 대리점(1850억원)과 임직원(3865억원)도 각각 916억원(33.1%), 1417억원(26.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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