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동 주상복합건물 화재 사고 부상자 37명 中 17명 퇴원·3명 중상
소방본부, “스프링클러 등 소방 설비가 설치되지 않아 어려움 겪어”

[공공뉴스=정혜진 기자] 3명이 사망하는 등 40명의 사상자를 낸 세종특별자치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공사 현장 대형화재 사고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 세종시 화재의 가장 큰 원인으로 공사 중인 건물에 소방시설이 없었다는 점과 소방인력 부족 문제 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

고용노동부(이하 고용부)는 이 대형화재와 관련해 철저한 원인 규명과 사고 책임자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지시한 가운데, 이번 참사를 초래한 시공사 부원건설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세종시 새롬동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뉴시스>

◆경찰, 세종 주상복합 화재현장 관계자 조사..28일 합동감식 예정

세종시 소방본부는 27일 시청에서 새롬동 주상복합 공사현장 화재 관련 브리핑을 통해 전날(26일) 화재로 숨진 3명의 근로자 중 1명과 부상자 37명 중 14명이 중국인 근로자로 1명은 중상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1시16분께 세종시 새롬동 2-2생활권 H-1블럭 주상복합 신축공사 현장 지하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화재현장에 소방관 289명 등 총 403명의 인력과 헬기 등 63대의 장비를 투입해 화재를 진압했다.

구조대원이 옥내로 진입해 35명을, 70m 굴절사다리차 등을 활용해 8명을, 대전소방본부 헬기로 옥상에서 2명을 각각 구조해 총 45명을 구조했다.

하지만 건설 중인 아파트라서 스프링클러 등 기본적인 소방 설비가 설치되지 않은 데다 지하에 유독가스를 뿜어내는 단열재들이 쌓여있어 연기를 쉽게 뺄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화재가 발생한 현장에는 169명의 근로자가 투입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번 화재로 인해 근로자 3명이 숨지고 3명 중상, 34명 경상 등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 중 1명은 유성선병원, 2명은 공주의료원에 안치돼 있으며 부상자 37명은 대전‧청주 등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17명은 치료 후 퇴원했다.

아울러 화재 진압과정에서 짙은 연기로 시야확보가 되지 않아 소방관 1명이 맨홀 아래로 떨어져 다쳤으며 이를 비롯한 총 3명의 소방관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상자 37명 외에 구조대원 중에서도 인명 피해가 발생한 셈.

이에 따라 경찰은 40명의 사상자를 낸 세종시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원인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종경찰서는 27일 시공사인 부원건설 관계자와 현장에 있었던 근로자 등을 상대로 화재 경위에 대해 조사했다.

부원건설 측이 책임자로서 당시 어떤 조치를 했는지 등을 확인했으며 부상을 당한 근로자들이 입원한 병원 등을 직접 방문해 화재 발생 당시 어떤 작업을 하고 있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물었다.

또한 경찰은 가연성 건축 자재가 지하에 많이 쌓여있었던 이유 등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사고 현장에서 확보한 CCTV 영상 등을 면밀히 분석 중이다.

지하에 아직 연기가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감식을 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오는 28일부터 경찰, 소방 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 감식을 진행한다.

이처럼 화재가 발생한 주상복합 아파트는 지상 24층, 지하 2층, 7개동 386세대 규모로 2016년 6월 착공해 올해 12월 386세대가 입주할 예정이었다.

대전지방노동청은 26일 오후 7시를 기해 해당 사업장 내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으며 향후 시설 등에 대한 안전·보건실태를 점검한 후 이상이 없을 때 공사를 재개시킬 계획이다.

시는 “건설사 측과 유가족간 장례에 대한 협의, 부상자 치료비 및 보상 등의 조치가 조속히 진행되도록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입주 예정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건축물 안전진단이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사진=뉴시스>

◆고용노동부, 화재사고 관련 철저한 규명·엄정한 법 집행 지시

이와 관련,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26일 세종시 주상복합 아파트 신축공사장에서 발생한 화재사고와 관련해 재해 원인의 철저한 규명과 사고 책임자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지시했다.

이에 고용부는 사고가 발생한 세종시 아파트 건설현장에 고용부 대전청장, 본부 화학사고예방과장, 산재예방지도과장, 감독관, 안전공단 전문가를 현장에 급파해 전면 작업 중지를 명령하고 사고 원인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재해 조사와 병행해 산업안전보건법 전반에 대해 특별감독을 실시해 원·하청의 안전보건 관리 체계 및 현장 안전조치 위반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고 세종시 아파트 건설 현장을 대상으로 화재 예방 조치에 대한 기획감독을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고용부에서는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본부장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를 구성했으며 재해 원인을 신속히 규명하고 법 위반 사항은 엄중히 처벌할 방침이다.

김 장관은 “세종시 부원건설이 시공하는 주상복합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화재사고와 관련해 재해 원인의 철저한 규명과 사고 책임자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해달라”고 지시했다.

<사진=뉴시스>

◆세종시 주상복합아파트 시행·시공한 부원건설 “충남종합건설사 중 28위”

한편, 대형화재가 발생한 세종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공사장의 시행·시공을 맡은 업체는 충남 부여에 본사를 둔 부원건설이다.

1991년 3월 설립된 이 회사의 지난해 말 시공능력 평가액은 485억원으로, 충남종합건설업체 순위에서 28위를 기록했다.

앞서 부원건설은 2016년 6월부터 세종시 2-2생활권(새롬동)에 476가구(아파트 386가구·상점 9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를 건립해 왔다. 이 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24층으로 이뤄져 있다.

당초 오는 12월부터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이번 화재로 준공과 입주가 상당기간 연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원건설 측은 사과문을 통해 “이번 화재로 수분양자와 세종시민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화재로 피해를 본 근로자들의 건강이 회복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화재현장에 놀란 세종시민에도 사과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번 화재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아파트 안전진단, 복구, 부상자의 건강 회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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