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최근 경남 의령군에서 세 살배기 아이가 차량에 방치된 채 열사병으로 숨지는 등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면서 열사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본격적으로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열사병으로 쓰러지는 등 온열질환(일사병·열사병)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상황. 이 과정에서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가 나타나며 방치 시 생명이 위태롭게 된다. 이에 따라 열사병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사진=MBC 뉴스 캡쳐>

◆4시간 가량 무더위 속 차량에 방치된 3살 아이..열사병으로 사망

5일 경남 의령경찰서에 따르면, 전날(4일) 오전 9시30분께 경남 의령읍 정암리의 한 주차장에서 3살 남아가 방치된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외조부였던 A씨는 어린이집 등원을 위해 3살짜리 외손자를 차량 뒷자석에 태웠다. 하지만 A씨는 손자를 태운 사실을 깜빡 잊어버리고 자신의 직장으로 출근했다.

A씨는 오후 1시30분쯤 이사회를 마치고 차량으로 돌아왔다가 뒷자석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손자를 발견했다.

당시 손자는 4시간 가량 방치되면서 극심한 열사병 증세를 호소하고 있었다. 손자는 급히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은 더위에 대한 저항력이 약한 어린 손자가 창문이 닫혀 있는 상태에서 장시간 방치됐다가 열사병으로 인해 숨을 거둔 것으로 파악했다. 이날 경남 의령군의 날씨는 33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무더위였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오전에 열린 이사회에 정신을 쏟고 있어서 아이를 데리고 온 것을 깜빡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A씨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진술을 받은 뒤 A씨에 대해 과실치사 혐의 적용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처럼 무더위로 인해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중동 국가에 정박 중인 화물선에서 작업 중 숨진 전남 목포해양대의 한 실습생은 무더위 속에서 규정된 근무시간을 훨씬 초과해 연장 근로를 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운반선 내 에어컨은 고장 난 상태로 실습생은 극심한 무더위 속에서 선장 지시에 따라 화물 탱크 청소 작업을 하던 중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같은해 7월, 한 농민이 밭일을 하다 쓰러져 응급의료기관으로 옮겨졌으나 열사병으로 숨진 사건도 있었다. 이 농민은 병원 도착 당시 고체온(41.1도) 상태로 숨져 있었다.

<사진=뉴시스>

◆5년 간 온열질환으로 54명 사망..“한낮 야외활동 자제하고 수분섭취·휴식 신경써야”

한편, 최근 5년 간 폭염으로 온열질환에 걸린 환자 54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낮 시간대 실외활동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달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에 따르면, 지난 5년 간(2013∼2017년)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6500명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40%(2588명)는 오후 12~17시 사이 논밭과 작업장 등 실외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온열질환자는 고령자에서 많이 나왔다. 전체 환자에서 5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56%(3669명)였고 사망자 중 50세 이상의 비율은 75.9%(41명)에 달했다.

질본에 따르면, 올해는 총 113명(6월23일 기준)의 온열질환자가 보고됐으며 아직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폭염 시에는 갈증을 느끼기 이전부터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해야 하고 어지러움과 두통, 메스꺼움 등 온열질환 초기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

아울러 폭염 주의보나 경보가 발령되면 위험시간대(12시~17시) 활동을 줄이고 활동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챙 넓은 모자와 밝고 헐렁한 옷 등을 착용해 온열질환을 예방해야 한다.

폭염 시 음주 또는 다량의 카페인 음료를 마시고 작업하면 위험하다.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뇌졸중 등이 있는 사람은 폭염에 더 취약할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질본 관계자는 “폭염으로 인한 건강피해는 건강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하다”며 “온열질환자가 급증하는 7월부터는 물 자주 마시기, 더운 시간대에는 휴식하기 등 건강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