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밝히면서 정치 휴지기에 돌입했다.

안 전 후보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안 전 후보는 “지난 5년9개월 정치를 하면서 다당제 시대와 개혁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미흡한 점도 많았다”며 “그런 제게 과분한 사랑을 베풀어주신 국민께 감사하며 끝까지 뜻을 함께하고 응원해 준 당원 동지, 지지자들에게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서울시장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치에서 물러나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는 “이제 더 깊은 성찰과 배움의 시간을 시작하려 한다”면서 “세계 곳곳 현장에서 더 깊이 고민하고 깨달음을 얻겠다. 그 끝이 어떤 것일지는 잘 알 수 없지만 지금 세계 각국이 직면한 어려움을 어떻게 대응하고 변화하는지, 또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무엇일지 숙고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대한민국이 당면한 시대적 난제를 앞서 해결하고 있는 독일에서부터 해결의 실마리를 얻고자 한다”며 “그게 제가 우리 국민과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사랑의 100분의 1, 만분의 1이라도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안 전 의원은 정계 복귀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지금은 어떤 생각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돌아올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고 답했다.

특히 정계를 은퇴할 것이라는 한 언론 보도와 관련 “제가 직접 얘기하지 않은 것 중 잘못 알려진 것도 있다”며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알려지거나 건너서 알려지며 제 의도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았다”며 에둘러 부정했다. 이는 추후 정계에 복귀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당 안팎에서는 안 전 후보에 대한 정계은퇴 목소리가 높았다.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서 3위라는 암울한 성적표를 받으면서다. 또 바른미래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기초단체장을 단 1석도 얻지 못했다. 이에 따라 당 내부에서는 안 전 후보와 유승민 전 공동대표의 책임론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유 전 대표는 지방선거 결과가 나온 즉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공동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안 전 후보는 선거 패배 직후 딸 졸업식 참석차 미국으로 출국했다.

미국에서 돌아온 그는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사무처 당직자들과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성공이 끝은 아니다’라는 윈스터 처칠의 말을 인용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일을 이어갈 수 있게하는 용기”라며 “성공이든 실패든 처음 그 일을 시작했을 때 초심을 생각하며 다시 계속하려는 용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당시 안 전 후보의 발언을 서울시장 선거 패배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정치활동을 계속 해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했다.

한편, 안 전 후보는 지난 2012년 9월 무소속으로 제18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본격적으로 정계에 발을 들였다.

당시 안 전 후보의 등장은 태풍과도 같았다. 기존 정치권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은 안 전 후보를 지지하면서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 협상에서 진통을 겪으면서 스스로 후보에서 물러났다. 이후 이듬해 4월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2016년 국민의당을 창당했으며, 그해 4·13 총선에서 원내 3당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안 전 후보는 2017년 대선에 출마, 득표율 21.4%를 얻으며 3위에 머물렀다.

안 전 후보는 약 한달의 휴식기를 가지고 국민의당 당권에 도전, 2017년 8월 당대표로 선출됐다. 올해 2월에는 바른미래당과 통합한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다.

일각에서는 안 전 후보의 복귀는 바른미래당의 미래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친안계와 친유계로 당내 계파가 나뉘면서 누가 당권을 장악하느냐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 결국 친안계가 당권을 장악해야 안 전 후보의 터전이 마련돼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보수발 정계재편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대통합이 되면 안 전 후보가 정치권에서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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