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정혜진 기자] 신한은행이 정부 주도의 독도 관련 캠프 운영비 전액을 후원하는 등 독도 사랑에 앞장섰으나 정작 일본법인 홈페이지에는 독도가 ‘죽도’(다케시마)로, 동해는 ‘일본해’로 표기되는 오류를 범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국내에서 보여 지는 이미지와 달리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행보를 보인 신한은행의 이중성이 지적되고 있는 상황.

더욱이 사실상 대주주가 재일교포라는 점에서 과거부터 신한금융에는 ‘친일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고 있는 가운데, 신한은행이 이 같은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두 얼굴’을 청산하는 데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SBJ은행의 ‘죽도’, ‘일본해’ 표기 지도. 현재 일본지도만 나타나도록 수정조치를 했다. <사진=신한은행 SBJ 홈페이지>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일본 현지법인인 SBJ(신한뱅크재팬) 홈페이지에서 지점 및 ATM 위치를 알려주는 지도에는 독도와 동해가 죽도와 일본해로 표기됐다.

앞서 국내 많은 기업들 또한 표기가 잘못된 지도를 사용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아 곤욕을 치렀다.

특히 잘못된 지도를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실이 확산되면서 회사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기업들이 숱하다.

이에 따라 독도·동해 표기 논란을 피하기 위해 위치만 나오는 지도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의 경우 일본 롯데 홈페이지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 롯데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독도나 동해 표기가 나오지 않고 사무실 위치만 나와 있는 약도를 사용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논란을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982년 재일동포가 주축이 된 순수 민간자본에 의해 설립됐다. 이는 국내 금융사 가운데 처음. 이후 사외이사에 재일교포 출신비중을 절반 가까이 두는 비중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현재 신한금융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9.25%)로 2대 주주는 블랙록 펀드(5.13%)이다. 다만 신한금융지주와 포괄적 업무 제휴(MOU)를 맺고 협업을 약속한 일본 미즈호금융그룹이 신한지주 주식을 대거 처분하면서 신한금융 지분 0.42%를 갖고 있다.

신한금융의 사실상 대주주는 재일교포다. 신한은행 출범 당시 250억원을 출자했던 재일교포 주주들의 현재 정확한 신한금융 내 지분율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17~20%에 달한다는 말이 나오고, 다른 한편으로는 신한사태 이후 낮아져 10% 미만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신한금융 10명의 사외이사 중 재일교포주주 및 일본계 CEO는 박안순 일본 대성그룹 회장과 김화남 제주여자학원 이사장, 최경록 CYS 대표이사, 히라카와유키 프리메르코리아 대표 등 4명이 포진해 있다.

이 같은 재일교포의 높은 비중으로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으나 그럼에도 신한금융은 올해 신규선임 사외이사 3명 중 2명을 재일교포로 포진시키는 강수를 뒀다. 그만큼 재일교포 파워가 막강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간 신한금융과 미즈호금융은 계열 은행을 중심으로 다양한 협력을 이어갔다. 서로의 종합업적평가대회에 행장과 임원들을 초대해 조직문화를 공유하는 한편, 연간 워크숍을 통해 핵심 인력 간 정보를 교류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해 8월에는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등 글로벌 금융산업의 트렌드를 공유하는 워크숍을 위해 위성호 신한은행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이 일본을 방문하기도 했다.

한편, 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여성가족부가 주최하는 ‘청소년 독도 수비리더 캠프’를 후원하고 있다.

캠프는 청소년들이 울릉도와 독도를 직접 체험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국토의 소중함과 나라사랑의 마음을 되새기고 ‘독도수비 리더’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신한은행은 온라인 공모를 통해 선발된 일반 청소년 및 취약계층 청소년 100명의 캠프 운영비 전액을 후원한다.

그러나 청소년들에게는 나라사랑을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죽도’와 ‘일본해’로 표기하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어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한 국내 여러 단체들이 독도의 올바른 진실을 전 세계에 알리고 독도와 동해에 대한 표기오류 시정 활동에 나선 반면 신한은행은 잘못된 역사의식에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지 지점 위치를 보여주기 위해 현지 지도 서비스를 사용한 것”이라며 “지도를 과도하게 축소해야만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지점 위치만 표시되는 지도로 수정 완료했다”며 “앞으로는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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