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승남 기자] 최근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올해 공공부문에서 신규채용 규모는 늘었으나 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이 예년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기계약직 신규 일자리 비중이 과거보다 대폭 늘었다.

일각에서는 공기업과 공공기관들이 고용 규모 자체를 키우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무기계약직을 대거 채용하는 편법을 취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문재인 정권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 기조만 맞추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

16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직원 500명 이상의 공기업·공공기관 136곳이 올해 1분기(1∼3월) 신규로 채용한 규모는 7901명이다.

이 가운데 정규직은 약 73.1%(5778명)이고 무기계약직은 26.9%(2123명)이다. 다만 비정규직이나 파견·용역처럼 본사에 소속되지 않은 소속외근로자는 통계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그간 공기업과 공공기관 신규채용에서 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90% 정도였으나 올해 공공부문 신규채용에서의 정규직 비중은 과거보다 크게 떨어진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연간 신규채용 2만1134명 가운데 정규직 비중이 93.3%(1만9726명)다. 2016년에도 총 1만9634명 가운데 정규직 비중이 92.6%(1만8178명)이었고 2015년에도 1만8023명 중 정규직은 89.8%(1만6185명)였다.

이와 관련, 한국체육산업개발㈜의 경우 올해 1분기 849명을 채용했다. 2017년 연간 신규채용 규모(21명)에 비해 40배 이상 많은 숫자지만 고용 형태는 모두 무기계약직이었다.

뿐만 아니라 코레일네트웍스㈜(46명)·신용보증기금(25명)·한국장애인고용공단(24명)·한국인터넷진흥원(12명) 등도 올해 1분기 신규 채용자를 모두 무기계약직으로 뽑았다.

한국마사회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도 올해 1분기 각각 296명, 91명을 새로 뽑았으나 정규직 신규 채용자는 2명씩에 그쳤다.

올해 1분기 신규채용 규모가 2017년 연간 신규채용 규모(2만1134명)의 37.4%에 해당하는 만큼 공공부문 신규채용 규모 자체는 예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공기업·공공기관으로서는 무기계약직을 많이 뽑아 고용 규모를 늘리면 평가 때 좋은 점수를 받으면서도 정규직에 대한 부담은 줄일 수 있어 일종의 꼼수로 악용될 수 있다”며 “‘비정규직 제로’라는 정부 정책은 따라가면서도 고용의 질은 담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