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2개 주요 그룹 계열사 조사 결과 지난해 151조원..현금 지급도 절반 이상

[공공뉴스=황민우 기자] 지난해 국내 대기업집단 계열사 내부거래 대부분이 수의계약을 체결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수의계약 비중이 100%인 기업은 무려 86%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신세계, 중흥건설, 금호아시아나 등 19개 그룹은 계열사 간 내부거래가 100% 수의계약이었고 90% 이상인 곳도 23곳에 달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계열사와의 수의계약을 통해 전체 매출액 일부분을 거둬들이는 대기업들의 꼼수를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공언한 바 있다.

<사진=뉴시스>

18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공정위가 지정한 60개 대기업집단 중 총수일가가 있는 52개 그룹 977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7년 내부거래액 161조4318억원 가운데 수의계약이 93.7%(151조3333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0.4%포인트 높아진 수치인 것. 수의계약은 경쟁이 아닌 임의로 대상을 선정해 체결하는 방식으로 공정한 경쟁을 해칠 우려가 있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소속 기업들은 계열사 간 거래액이 50억원 이상이거나 매출액의 5% 이상일 경우 공정위에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조사 대상 52개 그룹 중 19곳(36.5%)은 계열사 간 내부거래 100%가 수의계약이었다.

신세계(1조8566억원)와 중흥건설(1조8240억원)은 1조원이 넘는 규모의 거래를 모두 수의계약으로 진행했다.

이어 ▲현대백화점(8523억원) ▲하림(7251억원) ▲금호아시아나(6651억원) ▲네이버(5533억원) ▲이랜드(5177억원) 등은 수의계약 규모가 5000억원 이상이었다.

반면 삼천리(26.4%)와 한진(41.3%), 한라(49.5%) 등은 수의계약 비중이 50% 미만이었다.

아울러 기업별로는 997개사 가운데 수의계약 비중이 100%인 곳이 86.2%(859사)에 달했다.

SK에너지가 19조1485억원 규모 내부거래를 전부 수의계약으로 진행했고 현대모비스(9조9976억원), SK인천석유화학(6조503억원), LG전자(4조3242억원), 서브원(4조2247억원), SK종합화학(3조4557억원) 등도 해당됐다.

다만 내부거래 중 수의계약이 전무한 계열사는 997개사 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지주, CJ헬로 등 5.5%(55개사)에 불과했다.

내부거래 대금 결제 방식은 현금지급이 83조4801억원(51.7%)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나머지는 어음 43조1864억원(26.8%), 기타(현금·어음·카드 혼용)은 34조7653억원(21.5%)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현금지급 비중이 100%인 그룹은 호반건설, 한진, 하림, 금호아시아나, SM, 셀트리온, 카카오, 네이버 등 20곳이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솔(6.4%)과 OCI(8.8%), 현대자동차(9.4%)는 10% 미만이었다.

어음지급은 동국제강(65.5%), 두산(59.6%), LG(56.0%), 현대차(52.2%), 한라(52.1%)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CEO스코어는 “수의계약일 경우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한 비중이 52.9%로 경쟁입찰(28.5%)의 2배 수준에 달했다”면서 “그만큼 주요 그룹들이 계열사 간에 서로 편의를 봐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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