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간 피해구제 신청 총 664건..‘설치’ 문제 47.6%로 가장 많아
한국소비자원 “전자상거래 구입 시 계약조건 반드시 확인해야”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무더위로 에어컨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제조·판매 업체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에어컨 관련 소비자 피해도 증가하면서 에어컨 설치 과정에서 ‘덤터기’를 쓸 수 있다는 소비자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

실제로 덤터기 업체들은 이른바 ‘최저가 낚시’ 수법을 이용한다. 가격비교 화면을 보여주는 오픈마켓에서 싸게 파는 것처럼 최저가 금액을 제시해 결제를 유도한 후 현장에서 실외기 설치와 진공작업, 가스충전 등을 이유로 추가비용을 요구하는 식이다.

소비자들이 비용이 저렴한 업체를 우선적으로 찾는 가운데 이에 따른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뉴시스>

◆온라인 쇼핑·TV홈쇼핑 등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 설치 관련 피해 64.5%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3년 간(2015∼2017년) 에어컨 관련 피해구제 신청이 총 664건 접수됐다고 20일 밝혔다.

연도별로는 2015년 127건에서 2016년 210건, 2017년 327건으로 매년 증가폭이 확대됐다.

특히 피해유형별로 살펴보면 ▲사업자의 설치상 과실, 설치비 과다 청구, 설치 지연·불이행 등 설치 관련 피해 316건(47.6%)으로 2건 중 1건꼴로 나타났으며 ▲애프터서비스(AS) 불만 125건(18.8%) ▲품질 121건(18.2%) ▲계약 72건(10.8%) 순으로 집계됐다.

판매방법별로 살펴보면 백화점·대형마트·전문판매점 등 ‘일반판매’를 통한 거래가 377건(56.8%)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온라인 쇼핑·TV홈쇼핑 등을 포함한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 245건(36.9%), 전화권유 판매를 포함한 ‘방문판매’ 12건(1.8%) 등의 순이었다.

이 가운데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의 경우 비대면 거래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설치 관련 피해가 64.5%(158건)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피해구제 신청(664건) 중 설치 관련 피해가 차지하는 비율(47.6%, 316건)보다 높은 것.

이처럼 온라인 쇼핑이나 TV홈쇼핑 등을 통해 에어컨을 구입하는 경우 보다 높은 주의가 요구된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한 에어컨은 제조회사가 직접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이 아닌 에어컨 판매자가 별도로 계약한 업체에서 설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하자 발생 시 보상 책임을 서로 미루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가전제품설치업의 경우 설치 문제로 제품에 하자가 발생 시 설치비 환급 및 하자 발생 제품에 대해 손해배상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사업자의 가전제품설치 하자로 인해 발생한 소비자의 재산과 신체상 피해도 사업자가 손해배상 하도록 정하고 있고 설치에 대한 품질 보증 기간은 1년이다.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해 ▲에어컨 구입 시 계약조건(설치비 등 추가비용 발생 여부, 설치하자 발생 시 보상 범위, 이전 설치비 등)을 꼼꼼히 확인할 것 ▲설치 시 기사와 설치 위치 및 방법 등을 충분히 상의할 것 ▲설치 후에는 즉시 정상작동 되는지 확인하고 주기적으로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사진=뉴시스>

◆소비자연맹 “온라인으로 에어컨 구입 시 설치비 폭리 주의해야”

한편, 한국소비자연맹(이하 소비자연맹)은 저렴한 가격에 온라인으로 에어컨을 구입했지만 설치비가 구매비용을 뛰어넘는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주의를 요구했다.

지난달 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에어컨 설치 관련 소비자 불만은 1000건으로 에어컨 관련 소비자 불만의 25.6%를 차지했다. 설치와 관련한 불만은 매년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

실제로 저렴한 가격을 보고 소셜커머스나 온라인쇼핑몰 등을 통해 에어컨을 구입했으나 추가적인 설치비 요구로 설치비가 구입가의 30~40% 이상을 차지하는 사례 등이 있었다.

아울러 설치비가 너무 비싸 반품을 하려고 할 때 과도한 반품비 요구로 인한 소비자 불만도 많았다.

설치비 불만 113건 중 설치비가 확인된 67건의 경우 설치비가 최소 5만원에서 50여만원까지 청구됐다. 특히 설치비 11만~20만원 사이가 32.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에어컨 구입가격과 설치비가 확인된 36건을 대상으로 구입가격 대비 설치비 비율이 21~40%를 차지하는 경우가 50%로 가장 많았다. 구입가의 50% 이상은 22.2%에 달했으나 구입가의 20% 이하는 27.8%에 불과했다.

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에어컨 설치에 대한 불만이 다양하게 증가하고 있으므로 가전제품설치업에 대한 소비자 분쟁해결기준을 피해유형별로 보완하고 손해배상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며 “소비자들은 에어컨 가격만 보고 구입할 것이 아니라 설치비까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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