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만 7명 사망, 전년比 61% 증가..“정오~오후 5시 야외활동 피해야”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연일 전국에 살인적인 폭염이 지속되면서 온열질환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10명으로 올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인명 피해도 늘어났다. 무더위가 다음달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온열질환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1주일새 556명 발생..전년 동기 사망자보다 2배 많아

질병관리본부는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결과 올해 발생한 온열질환자가 1043명으로 전년 동기(5월20일~7월21일) 대비 61%(397명)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같은 시기 온열질환 사망자는 총 10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사망자 5명보다 2배 많은 수치다.

지난 2017년 사망자가 10명 이상 기록된 시점은 온열질환자가 1555명으로 집계된 13주(8월20~26일)였다. 2018년 두 자릿수 사망자 기록이 지난해보다 한 달이나 앞서 나타난 것. ‘온열질환 감시체계’는 전국 519개 응급실로부터 수집한 온열질환자 진료 현황이다.

특히 지난주(15~21일) 동안 전체 온열질환자의 약 절반인 556명이 발생해 급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온열질환 사망자 10명 중 7명이 지난 한 주간 발생했다.

올해 발생한 온열질환 종류로는 ▲열탈진이 52.3%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열사병(25.1%) ▲열경련(11.8%) ▲열실신(7.5%) 순이었다.

온열질환 초기 증상은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가 대표적이다. 초기 증상이 나타난 후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다.

발생 장소는 야외작업(292명)과 논·밭(162명)에서 43.5%로 가장 많은 환자가 나타났고 길가나 공원 등 야외 활동이 40.3%(420명), 실내 16.2%(169명) 순으로 많았다.

발생 시간대는 온열질환자의 절반인 541건이 정오~오후 5시 사이에 발생했으며 오후 5시~6시에도 101건이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경남(165명), 경기(125명), 경북(116명) 순이었고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곳은 경남, 경북, 울산으로 집계됐다.

성별로는 남성이 78.4%(818명)로 여성보다 많이 발생했으며 연령으로는 50대가 21.8%(227명)로 가장 많았고 65세 이상이 전체의 28.4%(296명)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올해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로 신고된 온열질환 사망자는 총 10명으로 이 중 9명은 사망 당시 해당지역에 폭염특보 상황이었다. 6명은 80세 전후의 고령 여성으로 4건은 집주변에서, 1건은 밭에서, 1건은 집안에서 발생했다.

2살과 4살 어린이 2명이 차 안에서 숨졌고 30대 남성 1명은 야외작업장에서, 40대 여성 1명은 집안에서 각각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한동안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예보되고 있어 폭염에 취약한 고령자, 어린이와 야외작업자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폭염으로 인한 건강피해는 건강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하므로 폭염 시에는 갈증을 느끼기 이전부터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하도록 하며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 초기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한 폭염특보(주의보·경보)가 발령되면 가능한 위험시간대(정오~오후 5시)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활동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챙 넓은 모자, 밝고 헐렁한 옷 등을 착용하면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술 또는 카페인 음료는 체온상승이나 이뇨작용을 일으키므로 폭염 시에는 생수나 이온음료 등을 마시는 것이 좋다.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 당뇨병, 뇌졸중, 투석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신체적응능력이 낮아 폭염에 더 취약하고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어린이나 노약자는 일반 성인에 비해 체온조절기능이 약해 온열질환에 더욱 취약하므로 본인은 물론 보호자가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집안과 차 등 창문이 닫힌 실내에 어린이나 노인을 홀로 남겨두어서는 안되며 노약자나 어린이를 남겨두고 장시간 외출할 때에는 이웃이나 친인척에게 보호를 부탁해야 한다.

아울러 폭염 탓에 의식을 잃은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119에 신고해 가능한 한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의식이 없을 때는 물도 먹이지 말아야 한다. 물이 기도로 흘러가 질식사할 수 있기 때문.

의식이 있는 환자라면 응급조치를 한 후 상태를 살피며 대처해야 한다. 환자를 통풍이 잘 되는 그늘이나 에어컨이 있는 실내로 이동시킨다.

가능한 빨리 환자 몸을 차게 식히는 것도 중요하다. 옷을 벗기고 노출된 피부에 물을 뿌리고 부채나 선풍기 등으로 몸의 열을 빼줘야 한다. 환자에게 질문했을 때 답을 명료하게 하고 의식이 뚜렷하면 차가운 물을 먹여도 된다.

<자료제공=질병관리본부>

◆자택서 열사병으로 쓰러진 90대..부산 첫 폭염 사망자 발생

한편, 부산에서 올해 폭염으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23일 부산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22일 오전 11시47분께 부산 서구의 한 빌라에서 A씨가 거실에 쓰러져 숨져있는 것을 아들이 발견했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날 오후 숨을 거두었다.

평소 당뇨 등 지병으로 거동이 불편했던 A씨는 아내가 한 달 전 병원에 입원한 뒤 집에서 혼자 생활해 오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안의는 A씨가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으로 쓰러져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냈다.

경찰이 A씨 집을 찾았을 당시 에어컨 등 냉방기는 가동되지 않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재 부산지역에는 11일부터 12일째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밤 열대야 현상도 엿새 연속 이어진 무더위의 연장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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