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전력수요 9070만kW 기록..“1000만kW이상 예비력 유지 등 전력수급에 만전”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절기상 대서인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전력공사 남서울지역본부 로비에 설치된 전력수급현황 모니터에 전력수급 ‘정상’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박계형 기자] 사상 최악의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최대전력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전력예비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23일 전력거래소의 ‘실시간 전력수급현황’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력수요는 9070만kW(킬로와트)를 기록했다. 기존 최고치는 올해 2월6일의 8824만kW였다.

전력예비율은 8.4%로, 전력예비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올해 처음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올여름 전력수급대책을 통해 8월 2~3째 주에 전력수요가 최대 예측치인 8830만kW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장마기간이 예년에 비해 짧아졌고 이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불과 일주일 만에 정부 예상치보다 전력수요가 증가한 것.

예비력이 500만kW 미만으로 떨어지면 전력수급 비상경보가 발령된다. 500만kW부터 100만kW 단위로 ‘준비→관심→주의→경계→심각’ 단계 순으로 발령된다. 예비전력이 500만kW 미만으로 떨어지면 전력수급 비상조치 매뉴얼에 따라 긴급절전이 시행될 수 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예상과 달리 빨리 찾아온 폭염이 지속함에 따라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올여름 안정적 전력수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발전기 공급이 계획대로 확충되고 있고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비상자원도 갖추고 있는 만큼 전력공급에는 차질이 없도록 관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최대전력수요가 8830만kW에 달하더라도 1000만kW 이상의 예비력을 유지하는 등 전력공급은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날 무더위에 순간 예비력은 757만kW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폭염으로 인해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정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21일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과 동대문구 청량리동의 아파트 단지에서도 각각 정전사고가 일어났다.

690여 세대가 거주하는 상계동 아파트 단지는 오후 9시50분경 정전 소동이 빚어져 40여분만에 정상화 됐으나 청량리동 아파트 1000여 세대는 복구 시간이 2시간이 넘게 걸려 주민들이 그동안 더위에 시달려야 했다.

이에 한국전력은 두 아파트 단지 모두 정전사고 원인이 노후된 변압기가 폭염으로 냉방 전력 수요가 급증하며 늘어난 전력량을 버티지 못해 정전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기도 파주시 와동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정전이 발생하면서 970여 세대에 전기공급이 끊기고 멈춰 선 승강기에 주민이 갇혔다가 구조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아울러 같은날 오후 10시10분께 광주광역시 남구 봉선동 한 아파트 단지 700여 세대도 정전 됐다.

한국전력은 열대야에 전기 사용량이 늘면서 아파트 지하에 있는 구내 변압기가 고장난 것으로 보고 복구반을 투입, 고장이 난 설비를 수리하고 사고 발생 2시간 만인 22일 0시40분께 전기공급을 재개했다.

복구반이 2시간여 만에 수리해 6개동 504세대에 대한 전기는 복구됐지만 변압기 부품 문제로 인해 수리가 지연되면서 나머지 3개동 252세대는 오후 6시에 정상적으로 전기가 들어왔다.

하지만 전기를 공급받지 못한 주민들은 찜질방으로 피신하거나 차에서 에어컨을 튼 채 쪽잠을 청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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