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정부가 ‘산업재해(건설현장) 사망자 절반 줄이기 대책’을 추진 중인 가운데, 대방건설의 노동자 ‘옥죄기’가 도마 위에 올랐다.

기록적인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방건설의 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추락사고가 발생하면서 대방건설의 무리한 작업 강행이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까닭.

게다가 안전장치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은 더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정부가 최근 “안전시설 없이 작업 못 한다”고 엄포를 놨음에도 대방건설에서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면서 비난의 화살은 회사를 이끌고 있는 오너 2세 구찬우 대방건설 사장으로 쏠리고 있는 모습.

구 사장 체제 이후 대방건설은 급격히 성장, 현재 30위권의 중견 건설사로 자리 잡았지만 이번 노동자 사망에 최근 부실공사로 인한 입주자 소송부터 친인척 업체 일감몰아주기 의혹 등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구 사장의 리더십에도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구찬우 대방건설 사장

◆대방건설, 안전장치 미설치에 노동자 혹사 논란까지 ‘시끌’

10일 전국건설노동조합 및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오후 2시31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천지구 대방건설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박모(66)씨가 5m 아래로 추락했다.

박씨가 추락하는 모습을 본 공사장 노동자들은 119에 신고했고, 이후 박씨는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현재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중이지만, 일각에서는 박씨가 추락사한 배경에는 무더위 속에서 작업을 강행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건설노조는 박씨의 추락사와 관련, 7월2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씨의 사고가 ‘인재(人災)’라는 주장을 펼쳤다.

당시 현장에 있던 박씨의 동료들은 대방건설 측에 “오후 한 타임만 작업을 쉬자”고 건의했지만 회사는 공기(공사기간)가 정해져 있어 늦어지면 안 된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20년 경력의 베테랑 목수인 박씨가 폭염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추락사했다는 것.

송영철 건설노조 전북건설지부 전주분회장은 “더운 날씨와 높은 업무 강도로 인한 스트레스로 의식을 잃고 (박씨가)추락했다”고 말했다.

또한 당시 사고가 난 아파트 건설 현장에는 추락 방지망 등 안전시설이 전무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건설노조 측은 “사망한 조합원은 35도의 날씨, 5m 높이에 안전장비 없이 일하다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이 사고는 미리 예견된 것”이라며 “300명이 일하는 곳에 물이 나오지 않는 화장실이 4칸이다. 그늘막도 없고 모두가 쪼그려 쉬고 세면장도 없어 세수도 못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가 안전 문제를 언급하며 작업 중지를 요구했지만, 관리자들은 바쁘다는 핑계로 작업을 강행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올해 6월 ‘옥외작업자 건강보호 가이드’를 발표한 바 있다.

해당 가이드에는 35도 이상 폭염 시 휴식 시간은 더 자주·더 길게 배정하고 오후 2시~5시 사이에는 긴급 작업 외 작업을 중단, 시원한 물 제공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38도 이상일 경우 작업을 일체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대방건설은 이 같은 정부 가이드라인을 지키기 않고, 안전장치도 갖춰지지 않은 현장에서 폭염 속 노동자에게 작업 강행을 요구해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았다고 노조는 입을 모았다.

이처럼 건설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정부는 이미 갖가지 대책을 내놓고 사망자 줄이기에 나선 상황.

특히 고용부는 최근 건설 현장 추락방지 안전시설 집중단속에 나선다는 밝히면서 안전난간이나 작업발판을 설치하지 않는 등 안전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확인되면 작업중지·사법처리 등 엄중 처리한다는 방침을 전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대방건설 노동자 추락사가 회사 측의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인재로 드러날 경우 엄중한 책임이 예상되는 것은 물론, 회사 이미지와 신뢰도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대방건설 홈페이지>

◆회사 배불리기 급급 소비자는 뒷전?..구찬우 사장 리더십도 ‘흔들’

한편, 대방건설은 아파트 입주민과 하자보수금, 부실시공 등 각종 분양 관련 소송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실추돼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

실제로 대방건설은 올해 6월 ‘의정부 고산 C5블록 대방노블랜드’ 1순위 청약을 받은 결과 총 932가구 모집에 444가구가 미달됐다. 이후 진행된 2순위 청약에서도 93가구가 미달돼 총 139가구가 미분양 됐다.

이보다 앞선 4월 분양된 경기도 양주시 ‘양주옥정 A12-1,2블록 대방노블랜드’ 역시 1·2순위 청약 결과 총 1483가구 가운데 315가구가 미분양 됐다. 올 상반기 분양 성적은 참패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비싼 분양가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 안전 문제 등은 뒷전에 두고 회사 배만 불리려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방건설을 둘러싼 각종 잡음의 불똥은 기업을 이끌고 있는 구 사장에게 튀고 있는 형국.

창립자인 구교운 회장의 뒤를 이어 2009년부터 회사를 이끌어 온 구 사장은 대방건설의 몸집을 빠르게 확장시켰다. 그 결과 2010년 108위였던 시공순위가 현재 30위권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회사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불거지는 각종 구설로 인해 구 대표의 리더십에 위기가 찾아온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 대방건설 관계자는 “(전주 효천지구 현장 사고는) 추락에 의한 사고인지 근로자가 고령으로 인한 또 다른 질병에 의한 사고인지 경찰에서 확인 중에 있다”며 “현재까지 확인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최고 기온이 33도씨 2일이상 지속되는 폭염 주의보 기간임을 알고 있었고 (오전참시간,점심시간,오후참시간 등) 지정된 휴게시간을 현장에서는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외 휴게시간은 현장날씨에 따라 별도 운영 중이다”며 “박씨 또한 동일한 사항으로 휴식시간을 가졌으며 다른 근로자들 보다 휴식시간이 부족한 사실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관계자는 “휴식이 필요하다는 요구는 하도급업체 및 작업반장에게 요청했는지 확인할 수 없으며, 귀 현장은 안전 관리자가 현장에서 현장감독을 수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기가 촉박해 작업을 강행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협력업체와 회의를 해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작업을 촉박하게 강행하는 일은 없다”고 해명하면서 “안전망은 지정된 절차로부터 순차적으로 설치작업 진행 중이며 안전망 설치 업체에서도 신속하게 설치 중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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