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통해 전파 발작적 기침과 구토 등 유발..적절한 시기 예방접종 필수

[공공뉴스=김승남 기자] 어린이와 영유아들에게 발작적인 기침과 구토 등을 유발하는 ‘백일해’가 지난달부터 부산지역에서 급증한 가운데 전국적으로 유행 조짐을 보이며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백일해란 100일 동안의 기침병이란 뜻으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급성 유행성 감염병이다. 초기에는 콧물과 재채기, 미열, 가벼운 기침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가 심해지면 빠르고 잦은 발작적 기침을 하게 된다.

백일해는 가족 내 2차 발병률이 80%에 달할 정도로 전염력이 높기 때문에 감역을 막기 위해서 적절한 시기에 예방접종이 필수. 특히 호흡기 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뉴시스>

◆백일해 발생 환자 214명..1세 미만 사망률 ↑

10일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에 따르면, 매달 30∼40명 수준이던 백일해 확진 환자가 지난 6월 64명으로 늘어나기 시작해 7월에는 156명으로 급증했다.

이달 들어서도 10일까지 전국적으로 58명의 환자가 발생해 발병이 줄지 않고 있다. 7월부터 최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백일해 환자는 모두 214명으로 올해 들어 전체 발생 환자 480명의 44.5%에 달한다.
 
발생 환자의 대부분은 초등학생들로, 경기도에서는 최근 관내 4개 초등학교에서 백일해가 집단 발병해 보건당국이 긴급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실제로 용인시 기흥구 내 A초교 7명, B초교 15명, C초교 6명, D초교 2명으로 총 30명의 백일해 환자가 확인됐다.

이들 초등학교는 첫 환자가 다른 학교 학생들과 교외활동을 같이하면서 감염이 확산했고 같은 학교 환자들도 형제 간 또는 학교나 학원에서 접촉하면서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도 보건당국은 이들 4개 학교에 대해 ‘백일해 유행 시 단계별 예방접종’ 1∼3단계 중 2단계 전략 지침에 따라 예방 및 감시 활동을 하고 있다. 예방접종 2단계 전략을 시행하면 예방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같은 학교 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추가 예방접종이 시행된다.

아울러 백일해 확진 환자에 대해서는 항생제를 투여한 후 5일여간 격리 치료를 한다. 환자 인근에 앉아 공부하던 학생들에 대해서는 예방 차원에서 항생제 복용도 권고한다.

올해 들어 경기도 내에서 발생한 백일해 환자는 모두 79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43명보다 83.7% 늘어난 것은 물론 지난해 연간 발생 환자 89명에 육박하고 있다.

백일해는 예방접종을 하더라도 면역이 형성되기까지는 6개월 가량 걸려 영아의 경우 감염을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

백일해는 2군 법정 감염병으로, 7~10일의 잠복이 후 산발적인 기침을 보이는 카타르기를 거쳐 매우 심한 기침을 반복하는 발작기에 이른다.

발작기에 나타나는 빠르고 잦은 기침은 기관에 꽉 찬 점액질이 원인이다. 심한 기침 뒤에 좁아진 성대로 빠르게 숨을 쉬면서 ‘웁’ 소리를 내기도 한다. 발작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4주까지 증세가 계속된다.

치사율은 0.2% 가량으로 높지 않지만 연령이 어릴수록 사망률이 높으며 1세 미만의 사망률이 가장 높다. 영유아의 경우 기침 발작 동안에 호흡하지 못해 청색증을 동반하거나 높아진 복압으로 토할 수 있다.

아울러 기관지 폐렴, 무기폐, 기관지 확장증, 폐기종, 결핵의 악화 중이염 등 6개월 미만 영아에게 나타날 수 있다.

이밖에 천식 환자나 만성폐질환자,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 등에게는 치명적인 피해를 유발한다.

◆보건당국, 환자가족·동거인 등 예방적 항생제 복용 권고

한편, 부산지역 백일해 환자가 지난달부터 급증해 부산시 보건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10일 부산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부산에서는 백일해 환자가 월평균 1~3명 정도 발생했으나 6월 6명, 7월 21명, 이달(8일 기준)에는 8명의 확진 환자가 확인됐다.

이처럼 올해 백일해 누적 환자는 45명으로 지난해 누적 환자 수 15명을 3배 이상 압도한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지역 보건소를 중심으로 백일해 예방접종을 독려하고 환자가족이나 동거인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예방을 위해 미리 항생제를 복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감염 시 치명적일 수 있는 생후 2개월 미만의 영아로의 전파를 막기 위해 16개 구·군 보건소에서 ▲신생아 중환자실·분만실 의료진 ▲산후조리원 종사자 및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백일해 확진환자 ▲접촉력이 확인된 임신 3기(26주 이후) 산모 등을 대상으로 임시예방접종을 시행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현재보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유아들의 접종 시기를 당기거나 지역 내 모든 성인들에게 접종을 시행하는 과속접종을 시행을 논의”할 예정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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