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박주연 기자]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 대참사로 인해 SK건설은 물론, 그룹 전반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은둔형 경영자’로 알려진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도 후폭풍을 맞고 있는 형국이다.

계열사의 대형사고에 휴가까지 반납하며 라오스댐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달리 그러나 ‘최악의 국내 참사’라 불리우는 지주사 SK케미칼의 ‘가습기 살균제 사고’에 대해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최 부회장은 뒷짐지고 있는 까닭이다.

최근 SK케미칼의 지분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최 부회장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도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좌)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뉴시스>

◆휴가 반납 ‘라오스 댐 사고’ 수습 나선 최태원 vs ‘가습기 살균제’ 뒷짐 진 최창원

1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휴가도 반납한 채 라오스 댐 사고로 인한 사태 수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룹 안팎으로 가능한 모든 추가 지원 방안을 찾아달라고 당부하고 나선 최 회장은 지난달에는 이번 사태의 조속한 수습과 이재민들이 신속히 일상생활 복귀를 희망하며 구호금 1000만 달러(한화 112억원 상당)를 기탁했다.

당초 최 회장은 서울 한남동 소재 주한 라오스 대사관을 직접 방문해 깜수와이 깨오달라봉(Khamsouay Keodalavong) 대사를 만나 깊은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우선 현지 주민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SK그룹과 전 임직원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하며 긴급 구호성금 1000만 달러를 기탁했다.

이와 함께 SK 구호단은 사남사이 지역을 중심으로 구호물품 전달 외에 이주시설 건립, 도로정비, 의료 및 방역 등 활동을 전방위로 펼쳐왔으며, 침수 피해를 입은 7개 마을에 들어가 가옥 안전진단과 함께 전기 등 각종 생활 설비를 점검·보수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구호단장인 최광철 SK그룹 사회공헌위원장과 안재현 SK건설 사장 등 경영진도 전기·토목·건축 전문인력으로 구성한 현장대책반과 함께 수해마을에서 복구 작업에 협력하고 있다.

아울러 SK 구호단은 이재민 건강관리 및 질병 치료를 위해 우리 정부에서 파견한 의료지원단과 공조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SK건설은 지난 3일 라오스 댐 사고로 침수 피해를 입은 아타프주 지역에서 건설 전문인력이 포함된 임직원 구호지원단과 장비를 투입해 인프라 긴급 피해 복구 작업에 총력을 기울여 8km의 도로에 대한 복구를 마쳤다.

최 회장은 “이번 재난으로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은 라오스 주민들에게는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될 수 없을 것”이라면서 “하루라도 빨리 라오스 주민들의 삶이 일상으로 돌아오고 상처받은 마음이 치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피해자 6040명, 사망자 1335명 국내 대형 참사 7년째 ‘묵묵부답’

이처럼 최근 불거진 그룹 내 대형사고에 최 회장은 적극적으로 발빠른 대처에 나선 가운데 이른바 ‘국내 대형 사고’로 인식되고 있는 SK케미칼의 ‘가습기 살균제 사고’ 해결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1994년 SK케미칼(당시 유공)이 최초로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해 판매하다가 2002년에 판매권을 애경에 넘겼고, 연간 60만개가 판매된 지 17년 만인 2011년 8월31일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이 세상에 알려졌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원인 불명의 폐 손상에 대한 역학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해당 원인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지목했다. 같은해 11월11일 보건복지부는 가습기 살균제 제품 수거 명령을 내렸다.

2012년 질병관리본부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피해 조사에 착수했고 2014년 3월 1차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361명이 피해자로 판정받았으며 이후 2014년 4~10월 2차 피해조사에서 169명의 추가 피해가 확인됐다.

이와 함께 3차 피해조사(2015년 2~12월)에서 752명의 피해자가 추가됐고 2016년 4월부터 현재까지 4차 피해조사가 진행 중이다. 올해 8월3일까지 접수된 4차 피해조사에서는 4758명의 새로운 피해자가 나왔다.

결국 1~4차 피해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모두 6040명이 피해를 입었다. 이 가운데 생존자는 4705명이고 사망자는 1335명으로 확인됐다.

오는 8월31일이면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7년을 넘기게 된다. 하지만 최 부회장은 가습기 살균제 독성 원료인 PHMG를 독점 공급했음에도 불구하고 긴 시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태도 변화가 없는 상태.

물론, 가습기 사태와 관련 아직 정부부처 기관의 조사가 확실히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 부회장의 행동 또한 조심스러울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도의적 책임과 동시에 피해자들을 돌보는 구조적인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SK그룹 내 소규모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을 비롯해 SK가스, SK건설, SK신텍, SK플라즈마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부회장이 지분 37.45%를 보유하고 있는 SK디스커버리는 특히 최근 SK케미칼 주식 보유에 공을 들이며 지분 30% 확보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의 지분 27.84%를 보유 중이다.

SK디스커버리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정부가 자회사 및 손자회사의 지분 의무 보유 비율을 20%에서 30%(비상장사 40%에서 50%)로 상향시키는 방안을 내놓은 것과 관련, 보다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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