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서희건설이 시공을 맡은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사람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부당국이 건설현장 안전관리 불시단속에 나서는 등 산업재해 사망자 절반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또 다시 산업현장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서희건설의 ‘안전불감증’이 도마 위에 오른 모습.
이에 서희건설 측은 <공공뉴스>에 “협력업체 배송기사(사망자)의 본인 과실로 인한 사망”이라며 “현장에는 안전관리자도 있었다”고 안전불감증 의혹의 불씨를 원천 차단했다.
하지만 거제지역 신문 등 유수 언론에서는 이번 사망사고가 발생한 현장에 신호수 등 안전요원이 없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진실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6일 서희건설 및 일부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8시 서희건설이 시공 중인 거제 소동 ‘서희스타힐스’ 공사현장에서 50대 배송기사 김모씨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씨는 트럭에서 짐을 내리는 도중 자재에 깔렸고, 머리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아 현장에서 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고는 김포에 있는 전기업체가 전기실 시설물을 차량 3대에 분산해 수송 후 하역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김씨는 크레인이나 지게차 등 하역장비 도움 없이 적재함 뒷문을 개방했고, 고정장치에서 분리된 800kg의 판넬이 중심을 잃고 쓰러지면서 김씨를 덮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후 고용노동부와 거제경찰서는 사고현장에 출동해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 등 조치에 나섰고, 당일 오전 10시부로 공사를 중지시켰다.
특히 문제는 사고 당시 현장에 신호수, 안전관리자 등 필수 요원들이 없었다는 목격자 진술이다.
최근 산업현장에서 ‘안전불감증’이 부른 전형적인 ‘인재’(人災)가 끊이질 않으면서 건설사들 사이에서 안전관리자 배치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가운데, 이 같은 목격자 증언은 서희건설에게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 서희건설 홍보실 관계자는 “당시 현장에 확인 결과 안전관리자는 있었다”며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고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사망자는 서희건설에서 고용한 근로자가 아닌 전기공사 협력업체에서 부른 배송기사”라며 “회사(서희건설)가 (협력업체에)배전판을 주문하면서 과적을 강요하지 않았지만 배송기사가 물건을 과적했고, 하역장비를 가져오는 도중 (배송기사가) 배전판을 고정시킨 끈을 풀면서 발생한 사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이번 사고 사후조치와 관련해 “(사망자가)서희건설 근로자는 아니지만 (서희건설)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도의적 차원에서 유족 측과 위로금을 합의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희건설의 산재사고는 국내 건설사 가운데 상위권에 속한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 100대 건설사가 시공한 현장에서 발생한 산재사고를 분석해 지난해 10월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3년간 사망 7명, 재해 143명으로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서희건설이 시공하는 전체 건설현장에 직접 안전점검에 나서는 등 현장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장에서 끊이질 않는 재해가 이 회장의 의지를 무색케 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