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응답자 전년比 1만3000명 증가..교실·복도 등 교내에서 발생
사이버 괴롭힘 비율 신체 폭행보다 ↑..미신고 응답률 19.1% 그쳐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언어폭력과 집단따돌림, 스토킹 등 청소년들의 학교폭력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실 안 또는 복도에서 폭력을 가장 많이 겪는 등 학교폭력의 67%가 교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

이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한 모욕·명예훼손 같은 청소년 언어폭력 범죄도 올해 들어 급증해 경찰은 청소년들의 강력·집단범죄는 신속히 수사하고 주요 피의자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적극적으로 신청하는 등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지난 3월 강원도 태백교육지원청 Wee센터가 신학기를 맞이해 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을 돕기 위한 상담주간을 운영하는 가운데 센터 직원들이 태백시 문화로1길 황지정보산업고등학교에서 학교폭력예방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제공=태백교육지원청 Wee센터>

◆중·고교생보다 초등생 피해 응답률 ↑..언어폭력 34.7%로 가장 높아

28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399만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한달 간 ‘2018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온라인)를 벌인 결과 피해 응답자는 전체의 1.3%인 5만여명이었다.

지난해 1차 조사(0.89%·3만7000여명)보다 0.4%포인트, 1만3000명이 늘어난 수치다.

실제로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조사 첫 해인 2012년 12.29%를 기록한 후 ▲2013년 2.25 ▲2014년 1.37% ▲2015년 0.99% ▲2016년 0.90% 등 꾸준히 감소해왔으나 피해 응답률이 처음으로 반등한 것.

학교급별 피해 응답률이 모두 상승한 가운데 중학생(0.7%)와 고교생(0.4%) 피해 응답률은 전년 대비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초등학생은 2.8%로 0.7%포인트 증가했다.

또한 학교폭력 피해유형 응답은 언어폭력이 34.7%로 가장 높았고 이어 집단따돌림(17.2%), 스토킹(11.8%), 사이버 괴롭힘(10.8%), 신체 폭행(10.0%) 순이었다.

이처럼 사이버 괴롭힘 비율은 신체 폭행보다 높아져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가해자는 ‘같은 학교 같은 반’이라는 응답이 48.5%로 가장 높았고 ‘같은 학교 같은 학년’(29.9%), ‘같은 학교 다른 학년’(7.1%), ‘다른 학교’(3.5%)가 뒤를 이었다.

학교폭력 피해 장소는 교실(29.4%)과 복도(14.1%) 등 ‘학교 안’이라는 응답이 66.8%로 놀이터(6.3%)와 사이버공간(5.7%) 등 ‘학교 밖’(26.6%)보다 많았다.

이와 관련, 피해를 본 시간은 쉬는시간(32.8%), 점심시간(17.5%), 하교 후(15.0%), 수업시간(8.5%), 하교 시간(7.0%) 등 순으로 조사됐다.

피해를 주변에 알리거나 신고했다는 응답은 80.9%로 전년보다 2.1%포인트 늘었다. 보호자 등 가족에게 알렸다는 응답이 44.5%를 차지했고 이어 교사(19.3%), 친구·선배(11.4%) 순이었다.

반면 신고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19.1%에 그쳤다. 그 이유로는 ‘별일 아니라고 생각해서’(23.9%), ‘더 괴롭힘을 당할 것 같아서’(17.8%)로 응답했다.

아울러 2017학년도 각 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에 회부되는 학교폭력 사안도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각 학교 학폭위 심의건수는 3만993건으로 전 학년도(2만3466건)보다 32.1%(7527건) 증가했다. 이 중 초등학교 학폭위 심의 건수가 4092건에서 6159건으로 50.5%(2067건)나 늘었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오는 31일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학교 안팎 청소년 폭력 예방 보완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중·고교생의 피해 응답률 증가는 학교폭력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증거”라며 “가해·피해 학생 교육은 물론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예방교육 강화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올해 상반기 학교폭력 5.7% 증가..학교폭력 초기 대응·관리 강화

한편, 학교폭력 가운데 SNS를 통한 언어폭력이나 성범죄가 올해 상반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경찰청이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청소년범죄 분석’에 따르면,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10~13세) 범죄는 전년 동기보다 7.9% 증가한 3416명이었다.

특히 폭력은 711명에서 860명으로, 사기 등 지능범죄는 193명에서 258명으로 늘어나는 등 범죄의 심각성이 더욱 커졌다.

학교폭력 피의자는 6432명으로 전년(6085명)보다 5.7% 증가했다. 이 가운데 SNS를 통한 모욕·명예훼손 등 언어폭력이 133명에서 275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추행 등 성범죄가 750명에서 1124명으로 49.9% 증가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청소년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강력·집단범죄는 신속하게 수사하고 주요 피의자는 구속영장을 적극적으로 신청하는 등 엄정 대응한다. 고위험 위기청소년에 대해서는 6개월 간 지속적인 면담을 실시하는 등 사후관리를 철저히 할 예정이다.

아울러 소년범을 조사할 경우 수사부서는 즉시 학교전담경찰관에게 그 사실을 통보하고 소년범에 대한 정보공유를 활성화한다. 경미한 소년범에 대해서는 수사 초기부터 선도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는 등 체계적 선도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SNS를 통한 허위사실 유포 등 2차 피해를 방지하고 2차 가해를 확인할 경우 수사부서에 신속하게 연계해 피해자 보호를 강화한다. 학교폭력이 발생할 경우 가·피해자와 교사 면담을 통해 집단에 의한 고질적 폭력인지 면밀히 파악하는 등 학교폭력 초기 대응·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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