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전병협 교통전문 칼럼니스트]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BMW자동차 화재사건은 아직 채 충격이 가시지 않은 채 현재진행형을 유지하고 있다.

2,000cc 급의 배기량에 고연비와 고출력으로 극대화, 강화된 유로6의 환경규제도 거뜬히 넘는 쾌적한 승용차, 가진 자의 자긍심과 못가진자의 부러움의 대상에서 소비자 모임의 집단적 외침과 사용자의 불안한 한숨은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게 한다.

제작자의 EGR모듈의 결함발표가 불신의 대상으로 신뢰할 수 없는 지경에 정부의 ‘화재원인 없이 성급한 EGR 리콜 승인’에 대한 논란과 화재원인 조사에 대한 늦장 대응, 조급증에 조용할 수 없는 사회의 분위기와 유럽에서의 대규모 리콜 등으로 인해 해당 차량 구매 욕구도 크게 얼어붙어 지난8월 구매건수가 월평균의 44%에 불과 했다고 언론은 발표하고 있다.

현존하는 화석 연료에서 열효율이 가장 높은 것은 디젤엔진이다. 유럽연합(EU)은 열효율이 높은 디젤엔진의 고민인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을 단계적 규제를 하기로 해 지난 1992년7월 1일 ‘Euro 1’ 형식승인을 시작으로 디젤엔진 기술발전의 원동력을 구축해 2014년 ‘Euro 6’ 단위의 EU의 배출가스 규격을 시행하고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제작 신차에 이를 적용해오고 있다.

즉, 유럽은 우리보다 더 빨리 강화된 환경법을 시행한 것.

디젤자동차 EGR 자체만 화재발생 이해안가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규제가 점차 강화되면서 신기술이 적용되고 자동차의 가격이 점점 급등하고 있으며 최근 BMW 화재처럼 신기술의 적용에 대한 부작용이 화재로 이어지고, 이번 화재사고 원인이 구입 후 철저한 사후 관리가 필요한 내용으로 귀결 된다면 인기의 변곡점이 지나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설령 EGR내부 관내에서 카본이나 퇴적물에 불이 붙는다, EGR 바이패스의 오작동으로 불이 붙는다 해도 자동차가 단지 그 요소만으로 화재가 발생한다면 ‘형편없는 자동차’라고 생각한다.

이번 화재는 지난 폴크스바겐 디젤게이트 사건을 일으킨 S/W조작과는 차원이 다르며, 엔진 내부 협소하고 막힌 공간에 열이 많이 축적되는 배기다기관, EGR, 터보차저, DPF 등 고온작동의 구조장치가 집결되고 누유물질과 함께 화재로 발화되는 구조적 결함이라는 의심이 깊기에 정부의 화재조사 결과에 관심이 모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한국교통안전공단 리콜인력, 예산, 시스템 부재 국토부장관 직접 해명 이례적

화재원인에 대한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관심과 배려가 크고 적극적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상호 긴밀한 협조체계로 원인규명에 속도를 더해가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지난달 21일 BMW 화재관련 국회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산하기관을 배려하는 솔직하고 책임을 느끼는 자세에 놀라며 감명 깊게 한다.

산하기관의 일에는 해당 산하기관장이 보고하거나 국민적 예민한 사안은 국토교통부의 실 국장을 통해서 보고하는 것이 익숙한 관행으로 알고 있는데, BMW 차량의 화재사고를 처리할 예산과 인력이 부족한 시스템이며 현재로는 역부족임을 장관이 직접 나서서 밝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김 장관은 경찰과 소방방재청에 비해 화재조사 권한이 없는 연구원의 물증 확보에 대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지적한 바 있다.

또한 1년에 화재사고가 5천여 건이 발생하는데 예산·인력·․제도 차원에서 후진적이고 2300만대의 자동차 결함을 조사할 연구원이 “13명밖에 안 된다”며 교통안전공단이 전문기관으로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예산과 인력을 확보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국회에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이처럼 공공기관의 국민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신규 사업 추진이나 정부 지침에 의한 새로운 업무로 조직이 확대될 때면 감독 기관인 기획재정부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를 제도적으로 차단한다는 명분으로 예산과 인력(정원)을 숨 막히게 통제하기 때문이다.

결국 최소한의 인력승인에 정상적 운영이 힘들어 활성화가 더디게 되고 그러면 기존의 빡빡한 자체조직에서 빼고 또 빼고 하면서 해마다 경쟁하는 것은 기본이고 각 기관의 그룹별 경쟁으로 경영평가를 받는 구조라서 내부의 조직에서도 부서별로 인원에 대한 희비가 달라 서로 보완하고 도움을 주고받지 않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한해 5000여건의 화재가 발생하는 현장에서 겨우 13명이 근무하는 조직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이번 BMW화재 사건은 교통안전공단과 자동차 리콜 제도에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토교통부장관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화재조사나 리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드높은 환경속에서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국가의 전문기관으로 위상이 우뚝 도약하기 위한 기회를 잡아야 할 것이다.

내년 시행될 자동차 교환·환불제도 시스템 떡잎부터 튼튼해야

이처럼 호기에 2019년 1월 1일 시행될 한국형 레몬법(제작결함 중에 자동차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한)이 초기부터 탄탄한 시스템으로 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로부터 충분한 예산과 인력을 승인받고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 수 있듯이  시스템을 잘 구축하고 국민 곁으로 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전병협 교통전문 칼럼니스트(1991~ 현재)
- 교통교육복지연구원 대표
- 교통안전교육전문가/수필가
- 한국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전문위원(1999.1~ 2018.9 연속)
- 월드그린환경연합중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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