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최근 음주운전으로 인한 차량난동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0일 술에 취한 상태로 트레일러 차량을 몰고 부산 가덕도와 경남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 해저터널 인근에서 25톤 트레일러로 도로를 점거하고 난동을 부린 50대 운전자가 약 5시간 만에 붙잡혔다.

그러나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대한민국 공권력이 약하다’는 의견과 함께 경찰 제지에 불응하는 경우 이유를 불문하고 강경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실정.

이에 따라 속수무책으로 발생하는 난동 사건에 대한 경찰의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거가대교서 트레일러 몰고 5시간 음주난동..경찰특공대 투입·실탄 발사

11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전날(10일) 오후 11시33분께 50대 남성이 112에 전화해 술에 취한 목소리로 상담을 요청했다가 신고를 취소한다며 전화를 끊었다.

추적에 나선 경찰이 가거대교(거제방면)에 도착해 확인해보니 트레일러가 거가대교 시설공단 차량과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채 멈춰 서 있었다.

경찰은 30m 앞에 순찰차를 세우고 트레일러에 다가가 50대 운전자 A씨에게 하차를 지시했지만 운전자는 차 문을 잠근 채 하차 요구를 거부했다.

하차설득은 40여분 동안 이어졌으나 A씨가 다시 차량을 몰고 순찰차를 들이받는 소동을 일으켰다.

이에 경찰은 트레일러 운전석 앞바퀴를 향해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발사했다.

하지만 A씨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차를 몰아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수 시간 난동을 이어갔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해경과 소방에 공동대응을 요청했고 경찰특공대도 출동했다.

11일 오전 4시58분께 운전자가 차량을 세우고 바다로 투신하겠다며 차량 조수석 문을 열려고 하자 경찰특공대가 운전석과 앞 유리 등을 파손하고 내부로 진입해 A씨를 검거했다.

A씨의 난동은 약 5시간 만에 종료됐으며 남성이 검거된 지점은 가거대교 저도터널에서 경남 거제 방향으로 500m가량 떨어진 지점이었다.

A씨의 난동으로 막혀있던 도로는 이날 오전 6시30분께 정상 소통이 이뤄졌다.

경찰 조사 결과 체포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6%로 나왔다. 그러나 A씨가 난동을 부린 5시간 전 혈중알코올농도는 0.12%로 면허 취소 수준인 만취 상태인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경찰은 A씨가 대전에 있는 화물업체의 지입차주라고 전했다. 지입차는 개인 소유의 차량을 운수 회사 명의로 등록해 일하는 형태를 말한다.

A씨는 “지입차 화물기사로 생활이 어렵다”고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강서구 미음산단 주변 화물차에서 소주 2병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진술 대로라면 술을 마시고 약 8km가량을 운전한 셈”이라면서 “현재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유공원 차량난동 사건, “도주 후 술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안해”

한편, 자유공원 차량난동 피의자가 난동을 부린 지 하루 만에 경찰에 출석했다,

3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쏘렌토 차량 운전자 B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B씨는 2일 오후 5시37분께 인천시 중구 자유공원 인근 도로에서 쏘렌토 차량을 몰다가 주차된 다른 승용차를 들이박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B씨는 자신의 차량에 장착된 스피커로 음악을 듣다가 주변 시민들에 의해 경찰에 신고됐다. B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이 차량 앞을 가로막고 하차할 것을 요구하자 이들을 피해 차량을 몰며 전진과 후진을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철제 경계석 10ｍ가량을 승용차로 들이받아 파손했다. 경찰관은 차량 창문을 삼단봉으로 내리쳤고 한 시민은 인근 가게 앞에 있던 파라솔을 뽑아 운행정지를 시도했지만 B씨는 끝내 도주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떨어진 번호판을 수거한 뒤 해당 차량 소유주를 B씨로 특정했고 이후 경찰 출석 요구에 따라 B씨는 경찰서에 나와 조사받고 귀가했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경찰관들이 검문하니 무서워 도망갔다”며 “도주 후 술을 마셨지만 사고 당시엔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B씨가 음주운전을 숨기기 위해 난동을 벌이고 도주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목격자들은 차에서 내린 B씨가 누가 죽이려 한다거나 음악을 크게 틀어 놓는 등 이상 행동을 벌였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B씨는 수배자가 아니며 운전면허도 갖고 있고 정상적으로 차량 보험에도 가입했다”며 “음주운전 여부는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