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9년 만에 그룹을 총괄하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수석 부회장은 앞으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보좌하면서 자동차 외에도 철강·건설·금융 등 모든 계열사 경영 업무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이번 인사가 본격적인 ‘3세 경영’을 알리는 행보라는 분석으로, 정 수석 부회장의 그룹 내 ‘2인자’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정 부회장을 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으로 임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정 수석 부회장에 대한 인사는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전보, 승진한 이래 9년 만이다.

그동안 현대차그룹 내에는 정 수석 부회장을 비롯, 윤여철·양웅철·권문식·김용환 현대·기아차 부회장과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등 7명의 부회장이 있었다.

정 부회장이 수석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사실상 그룹 부회장단을 이끌게 된 셈이다.

이번 인사는 정 회장이 직접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발 통상 현안 및 주요 시장의 경쟁심화와 구도변화 등에 대해 그룹이 유기적이고 통합적인 대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정 회장의 판단에 따른 것.

또한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산업 패러다임 전환기에 현대차그룹의 미래경쟁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그룹 차원의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올해 6월 북미와 유럽, 인도에 각각 권역본부를 설립하고 글로벌 현장에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현장 중심의 자율경영 체제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정 수석 부회장도 그동안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과 미래 모빌리티(첨단기술이 융합된 미래형 이동수단) 혁신 등에 관심을 보이며 그룹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역량을 강조해 왔다.

이달 7일 인도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 참가한 정 수석 부회장이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정 수석 부회장의 이번 승진으로 재계에서는 그의 그룹 내 입지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정 수석 부회장이 관심을 보였던 관련 사업 추진들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고령인 정 회장이 최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대신 정 부회장이 행동 반경을 넓히면서 향후 경영 승계가 혼란 없이 이행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정 수석 부회장의 승진 이후 첫 공식 행보는 대북 경제사절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을 앞두고 4대그룹에 경제사절단 동행을 요청했으며, 총수급 방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 수석 부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과 함께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