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김정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사흘째 함께 등반..천지·백록담 합수도

평양정상회담 사흘째인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다.<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사흘째인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백두산에 오르며 남북의 새 역사를 썼다.

이날 두 정상의 백두산 방문은 김 위원장의 제안을 문 대통령이 수락하면서 이뤄진 ‘깜짝’ 이벤트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백두산 방문이 남북 간 백두산 관광 사업에 대한 논의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한 김 위원장이 연내 서울 답방을 약속한 만큼 한라산에 오를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 내외는 이날 함께 백두산 천지에서 담소를 나눴다.

오전 8시 공군 2호기를 통해 삼지연 공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 내외는 차량으로 백두산 장군봉까지 이동한 후 케이블카를 타고 천지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백두산 천지를 둘러보며 “한라산에도 백록담이 있는데 천지처럼 물이 밑에서 솟지 않고 그냥 내린 비로만 돼 있어 좀 가물 때는 마른다”고 말했다.

이에 자리에 함께 있던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번에 서울 답방으로 오시면 한라산으로 모셔야 되겠다”고 했고, 문 대통령도 “어제와 오늘 받은 환대를 생각하면 서울로 오신다면 답을 해야겠다”고 전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한라산 정상에 해병대 1개 연대를 시켜 헬기 패드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남북 수행원단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한라산 방문 즉석 제안에 리설주 여사는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고 화답했다.

또한 김정숙 여사는 “한라산 물을 가져왔다. 천지에 가서 반은 붓고 반은 백두산 물을 담아 것”이라며 500ml 페트병을 꺼내 물을 반 정도 붓고 다시 백두산 천지 물로 병을 채웠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와 백두산 천지를 산책하던 중 천지 물을 물병에 담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뉴시스>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천지 물을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 새로운 역사를 또 써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단 이후 남쪽에서는 그저 바라만보는 그리움의 산이 됐으니 앞으로는 남측 인원, 해외동포들이 와서 백두산을 봐야할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으니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되고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올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남북 정상 내외는 장군봉에서 정당 대표들 및 수행원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이후 삼지연 초대소에서 오찬을 가진 문 대통령 내외는 오후 3시30분께 북측 백두산 인근 삼지연 공항을 출발해 오후 5시36분께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2박3일간 평양 정상회담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편, 남북 정상 내외의 이날 백두산 등반과 관련해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국제사회에서도 두 정상 내외가 백두산에 섰다는 것은 그 장면만으로도 감동이 있었을 것”이라며 “우리 한민족에게 백두산이 주는 그 상징은 워낙 크고 한 민족의 진원이라고 할 수 있는 장소라 오는 정서는 훨씬 크다”고 밝혔다.

아울러 백두산 관광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선 합의사항에 포함이 안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현재 이 부분에 대해 양측 간 긴밀한 협의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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