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 81% 면접 중 탈락 예감 경험..‘준비한 답변 제대로 못해서’ 자책 이유 1위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취업의 문이 갈수록 좁아지면서 구직자와 취업준비생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최근 청년 실업층이 두터워지고 있는 가운데 조기 및 중도퇴직한 직장인들마저 취업 대열에 합류하면서 생존 경쟁만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

특히 취준생 10명 중 8명은 면접 도중 자신의 탈락을 예감했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취업 관문을 통과하는 건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어려운 현실이 됐다.

<자료=사람인>

◆구직자 77%, 면접보고 후회한 적 있다

28일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구직자 302명을 대상으로 ‘면접 후회 경험’에 대해 조사한 결과 76.5%가 ‘후회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면접에서 후회한 이유로 ‘준비한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44.2%, 복수응답)를 1위로 꼽았다.

이와 함께 ▲긴장해서 말을 더듬어서(39%) ▲사전 준비를 철저하게 못해서(31.2%) ▲끝난 후에 질문에 대한 답이 생각나서(29%) ▲면접관의 압박, 유도 질문에 휘말려서(26.8%) ▲경쟁자들이 나보다 잘 한 것 같아서(20.3%)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응답자들은 후회 경험이 있는 면접 종류로 ‘질의응답 면접’(78.4%, 복수응답)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실무수행 면접’(19%), ‘외국어 면접’(13.4%), ‘토론면접’(9.5%), ‘PT면접’(6.9%) 등의 순이었다.

반면 면접을 보고 후회하지 않았던 응답자들(71명)은 그 이유로 ‘떨어지더라도 경험이라고 생각해서’(50.7%, 복수응답)라고 답변했다.

다음으로는 ‘질문에 적절한 대답을 한 것 같아서’(31%), ‘사전에 준비를 많이 해서’(12.7%), ‘기업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12.7%), ‘긴장하지 않아서’(9.9%), ‘재직자 및 면접경험자에게 정보를 얻어서’(7%) 등의 답변이 확인됐다.

특히 구직자 81.1%는 면접 도중 자신의 탈락을 예감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탈락을 예감한 순간 1위는 ‘준비한 답변을 제대로 못했을 때’(42.9%, 복수응답)였다. 또한 ‘면접관의 표정이 안 좋아 보일 때’(41.6%), ‘면접관의 시선이 나를 향하지 않을 때’(33.5%), ‘나에게만 질문을 적게 할 때’(31.4%), ‘다른 면접자의 스펙이 나보다 좋아 보일 때’(28.2%), ‘직무와 관련 없는 질문만 할 때’(25.7%), ‘압박질문이 계속해서 이어질 때’(20.8%) 순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탈락을 예감하게 한 면접관의 발언으로는 ‘곧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41.2%, 복수응답)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다른 일을 더 잘 할 것 같은데’(31%), ‘이 일하고 본인이 맞는다고 생각하세요?’(26.5%),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하세요’(26.1%), ‘그 부분은 잘 모르나 보군’(23.3%), ‘왜 이 회사에 입사하려고 하죠?’(17.1%) 등이 있다고 답했다.

탈락을 예감한 응답자들의 대다수(95.5%)는 실제로 해당 면접에서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인 관계자는 “긴장해서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은 면접관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남은 답변에 집중하고 아쉬움이 있을 때는 적극적으로 재답변 요청을 하는 등 만회하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부산 동구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다목적 이벤트홀에서 열린 ‘오션폴리텍 해기사 취업박람회’에 참가한 오션폴리텍 양성과정 수료 예정자들이 각 선사 부스에서 현장면접을 보고 있다. 이날 취업박람회에는 국내 유수의 내·외항 선사 30여곳이 참가해 외항상선 3급과 내항상선 5급 등 오션폴리텍 양성과정 수료 예정자 103명을 대상으로 현장 채용면접을 진행했다. <사진=뉴시스>

◆수원시, 수치심 주는 면접질문 없애고 구직자 인권 보호 ‘앞장’

한편, 경기 수원시가 인권친화적 채용으로 구직자의 인권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28일 수원시에 따르면, ‘인권친화적 채용 면접 매뉴얼’을 제작해 모든 부서와 산하기관에 배포하고 매뉴얼을 바탕으로 한 인권친화적 채용을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친화적 채용이란 근로자의 모집·채용 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이나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자의 인권을 보호해 채용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에 따라 매뉴얼은 연령차별, 신체조건에 대한 발언, 가족관계 등 사생활, 성차별·성추행 발언, 학력차별, 종교·정치적 견해 등 6가지 부문의 인권 침해적 질문내용을 사례로 꼽았다.

이 같은 인권침해 질문 대신 직무 관련 지식, 해당 업무 숙련도, 단기·장기 계획서 수립능력, 원활한 의사소통 능력, 직업을 선택하거나 바꾸려는 이유 등 직무능력 중심의 채용 면접을 하도록 했다.

면접 장소도 장애인 지원자에게 충분히 편의를 제공하고 특성 성(性)에 성적수치심을 주지 않는 장소를 정하도록 했다.

면접위원은 무성의한 태도나 반발로 지원자가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하고 불합격 통보를 할 때도 최대한 지원자를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