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2돌 한글날 경축식’ 행사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 진행
2016년 중단된 ‘겨레말 큰사전’ 남북 공동편찬사업 재개 뜻도 밝혀

572돌 한글날인 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열린 경축식에 참석한 이낙연 국무총리 등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제572돌 한글날’을 맞은 9일 “한글은 우리만이 아니라 세계 인류가 자랑스럽게 지키고 가꿀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한글이 만들어진 지 572돌이 되는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는 한글날 경축식이 열렸다. 이번 경축식은 한글날이 국경일로 격상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실외행사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이 총리 등 정부 주요 인사와 한글 발전에 기여한 유공 포상 수상자, 시민, 학생 등 12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총리는 이날 경축사를 통해 “우리처럼 스스로의 말과 글을 모두 가진 민족은 많지 않다”며 “마흔 가지 글 가운데서도 누가, 언제, 왜, 어떻게 만들었는지가 확실한 것은 한글이 거의 유일하다”고 한글의 우수성을 전했다.

이어 “2007년 세 개 나라에서 시작한 세종학당이 올해 전 세계 77개 나라, 174곳으로 늘어나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면서 “세종 큰 임금의 뜻을 이어 우리말과 글을 다듬고 가꾸는 데 정부가 앞장서겠다. 한글학회를 비롯한 학계, 시민단체와 함께 모두가 애쓰자”고 다짐했다.

특히 이 총리는 중단됐던 ‘겨레말 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을 재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겨레말 큰사전 공동편찬사업은 남북 편찬위원들이 각각 ‘표준국어대사전’과 ‘조선말대사전’을 모체로 양측의 어휘를 종합·정리하는 것으로 2005년 노무현 정부 당시 시작해 25차례 이어졌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발사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2016년 중단됐다.

이 총리는 “남과 북이 달라진 것들을 서로 알고 하나 되게 하는 일을 더 늦출 수 없다”며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주셨을 때는 우리 겨레가 하나였다. 그러나 세계냉전은 겨레와 땅을 두 동강 냈고, 조국분단 70년은 말의 뜻과 쓰임새마저 달라지게 바꾸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그는 “문재인 정부는 ‘겨레말 큰사전’ 공동편찬을 이어가려 한다”며 “이런 일이 쌓이고 또 쌓이면 남과 북이 세종대왕 때처럼 온전히 하나 되는 날도 좀 더 빨리 올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겨레말 큰사전 남측편찬위원회에 따르면, 남북은 이달 중 개성에서 실무 접촉을 갖고 오는 11월 말에서 12월 초를 목표로 26회 편찬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최근 평양에서 열린 10·4선언 기념행사 당시 방북한 정도상 겨레말 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상임이사는 북측 관계자와 만나 공동편찬사업 재개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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