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폭염·태풍 예측 번번이 틀려”..김종석 “예보 정확도 위해 노력할 것”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기상청 국정감사에서 폭염과 태풍에 대한 예보 정확도가 떨어지는 점과 직원들의 끊이지 않는 비리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여야가 ‘오보청’, ‘비리청’이라고 쏟아내는 질타에 김종석 기상청장은 예보 정확도를 높이고 직원단속에 힘쓰겠다고 답했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기상청 등 국정감사에서 김종석 기상청장이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기상청 국감에서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여름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국민이 많은 고생을 했다”면서 “기상이변일 수도 있지만 폭염을 예측하고 국민에게 알려 대비하도록 하는 주무부처인 기상청이 그 일을 제대로 못했다”고 지적했다.

기상청은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올해 8월 날씨에 대해 ‘대체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고 지난 30년 평균치인 25~26도 수준’이라고 전망·발표했으나 8월 서울 최고기온이 39.6도를 기록하는 등 기상청의 전망은 빗나갔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도 “무능을 통감하지 않느냐”며 “차라리 기상청 문을 닫고 민간 용역업체에 (기상청의 1년 예산인) 4000억원을 들여 예보를 맡기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또한 8월 발생한 제19호 태풍 ‘솔릭’ 관련 예보 오류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임이자 한국당 의원은 “기상특보를 시작한 지 100년이 넘었는데도 솔릭 예보가 틀렸다”면서 “대대적인 휴교·휴업 등으로 국민 삶의 계획에 피해를 줬다”고 꼬집었다.

당시 기상청은 솔릭이 한반도 전체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발표했지만 강도가 점점 약해지고 진로가 예상보다 남쪽으로 향하면서 국내에 미친 영향은 적었다.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직장과 학교가 불필요하게 휴업을 하는 등 적지 않은 혼란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임 의원은 “기상청에 대한 국민 평가가 박해지고 지난해 신뢰도 점수는 63.1점에 그쳤다”면서 “국민은 기상청을 ‘오보청’, ‘구라청’이라고 부른다”고 일갈했다.

김학용 한국당 의원도 “우리나라가 정보통신(IT) 강국인 데다 머리가 뛰어나고 재주가 많은데 유독 기상 관측에서는 다른 선진국보다 약한 모습을 보인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이에 김 청장은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죄송하다”면서 “다만 장기예보 예측은 단기와 달리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김 청장은 이장우 한국당 의원이 “국민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 기상청은 끊임없이 장비 탓을 한다”며 사과를 요구하자 예보의 어려움을 의식한 듯 잠시 망설이다가 “앞으로 오보청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개선되지 않는 내부비리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기상청은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수년째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기상청 내부에 비리를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제보자를 왕따시키는 조직적 문화가 있다”며 “리베이트 제안을 거부한 직원은 인사 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고 공사대금을 빼돌린 직원은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는 제보가 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리베이트 관련 내부감사를 해놓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덮은 적도 있다”며 “의원실에서 기상청에서 확인했더니 내부감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환경부에 확인한 결과 내부감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고 답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 청장은 “리베이트의 경우 범죄사항인만큼 수사를 의뢰했다”며 “이를 덮으려고 했다면 수사의뢰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 역시 “기상청의 최근 5년간 비위 발생 건수는 92건에 달하지만 처벌은 경고·견책·감봉 등 솜방망이에 그쳤다”며 “비리가 만연하다 보니 정확한 예보에 대한 의지나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질책했다.

김 의원은 이어 “청장이 직을 걸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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