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리맨’의 진화?..강의실·복도 등 나체 사진 촬영해 SNS에 게시

[공공뉴스=김승남 기자] 최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음란 사진과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일명 ‘동덕여대 알몸남’이 검거됐다.

해당 남성이 경찰에 검거됐지만 그러나 이 같은 문제는 임시방편에 머무를 뿐, 피해자들의 트라우마는 물론 재범 가능성을 예방할 수는 없다. 우리 사회가 엄정한 대처에서 한발 물러서는 순간 결국 또 다른 피해자만 양산하게 되는 것.

국민청원 게시판에 ‘동덕여대 알몸남을 처벌해 달라’ ‘포토라인에 세워달라’ 등 청원글이 쏟아지며 온·오프라인에서 엄격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엄정한 법집행을 통해 재범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덕여대 알몸남’이 트위터에 게시한 사진. <사진=동덕여대 알몸남 SNS>

◆‘동덕여대 알몸남’ 음란물 유포 및 건조물 침입 혐의로 검거

16일 서울 종암경찰서에 따르면, 전날(15일) 오후 6시32분께 서울 광진구의 한 아파트 근처 노상에서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및 건조물 침입 혐의로 박모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박씨 SNS 계정에 대한 로그 정보 등을 요청하는 압수수색영장을 미국 트위터 본사에 보내는 한편, 동덕여대 건물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동선을 추적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6일 동덕여대 캠퍼스에 들어가 강의실과 복도 등에서 나체 사진을 촬영하고 자신의 SNS인 트위터에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박씨는 트위터에 ‘어느 여대에서’란 글과 함께 해당 사진을 게시했고 사진이 촬영된 곳이 동덕여대 강의실과 복도 등 교내인 것을 알아챈 동덕여대 학생들이 학교와 경찰에 신고하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해당 사건은 13일 동덕여대 재학생이라고 밝힌 누리꾼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동덕여대 불법 알몸촬영남 사건. 여성들의 안전권보장,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청원글을 올리면서 불거졌다.

해당 청원글은 게시된 지 사흘 만인 16일 현재 5만2200여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청원인은 “현 동덕여대 학생으로서 이 사건이 너무나도 끔찍하고 그 강의실에서 직접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으로서 얼마나 수치스러운 일이 아닌지 모른다”며 “다른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큰 혼란에 빠져 있고 학교 전반적인 생활을 두려워하고 불쾌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 사건이 하루빨리 공론화돼 사회가 다시 한번 여성의 안전을 위협하는 이런 현실에 집중하고 다시금 되잡아야 할 것”이라며 “제발 이슈화될 수 있도록 서명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본관 앞에서 열린 ‘안전한 동덕여대를 위한 7000 동덕인 필리버스터’에 참석한 학우들. <사진=뉴시스>

◆‘동덕여대 알몸남’ 규탄 목소리 확산 “안전한 동덕여대를 원한다”

한편, 동덕여대 학생들은 한 남성이 강의실에 무단침입해 음란행위를 한 사건과 관련해 조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학교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지난 15일 오후 1시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학교 본관 앞에서 ‘안전한 동덕여대를 위한 민주동덕인 필리버스터’ 행사를 개최하고 ‘트위터 알몸남 강력처벌’ 구호를 외쳤다.

이날 모인 400여명의 동덕여대 학생들은 마스크와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트위터 알몸남 강력처벌!’이라고 적힌 종이를 손에 들고 “우리는 안전한 동덕여대를 원한다”는 구호를 함께 외쳤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성명을 내고 “학업 공간에 외부인이 버젓이 출입해 음란행위를 할 동안 학교는 무엇을 했는가”라며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학교 보안을 강화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학교 측은 사건이 불거진 당일 입장문을 내고 “안전한 캠퍼스 구축의 일환으로 학내 전체 경비 시스템 보강 공사 중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게 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순찰 강화 및 외부인 통제 강화, 취약지역 비상콜 시스템 구축, 여자 화장실 비상벨 설치 및 몰래카메라 탐지 확충 운용 등을 약속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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