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 제품·현지화 마케팅’ 전략으로 성공..상반기 기점 누적매출 20억 달러 돌파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올해 중국 진출 20년을 맞은 농심이 ‘40배 매출 성장’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40배 매출 성장에 신(神)의 한수는 辛라면을 각인시킨 ‘신라면배 바둑대회(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라는 평가도 나온다.

제20회 신라면배 바둑대회 개막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농심>

농심은 중국법인의 올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한 1억3000만 달러를 달성한데 이어 연말까지 2억80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중국 진출 첫해 매출이 700만 달러와 비교하면 40배가 늘어난 역대 최대 실적인 셈.

또한 중국법인 누적매출도 상반기를 기점으로 2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농심 해외법인 중 최초 기록을 달성했다.

타 산업과는 달리 식품은 자국 식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터라 식품업체들이 외국에서 쉽게 성공하기 힘들지만 농심은 한국라면으로 20년 이상 성장을 이어왔다.

조인현 농심 중국법인장은 “90년대말 중국시장은 중국 저가라면이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었고 소비자들 또한 한국식품에 대해 큰 관심이 없어 마트에 제품 입점조차 되지 않는 등 초창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장기적인 사업을 위해서는 제품과 판매에 대한 확고한 전략이 필요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처럼 세계 최대 시장이라 불리는 중국에서 농심의 성공 비결은 제품과 마케팅의 ‘투트랙 전략’이다.

즉, ‘차별화된 제품’과 ‘현지화된 마케팅’으로 제품은 한국의 매운맛을 그대로 유지하되, 광고나 마케팅은 철저하게 현지 문화와 트렌드를 우선시했다.

실제로 농심은 “우리 브랜드를 중국에 그대로 심는다”는 전략 아래 당시 한국을 대표하는 신라면과 너구리 등 한국의 인기제품을 맛과 규격, 디자인, 조리법, 브랜드까지 그대로 중국에 선보였다.

아울러 농심은 바둑 국가대항전인 ‘신라면배 바둑대회’를 창설하는 등 중국 현지 정서와 문화를 접목한 마케팅 활동에 주력했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신라면배는 농심의 중국사업 20년과 궤를 같이 한다. 1999년 창설 이후 지금까지 중국 인기스포츠인 바둑을 통해 ‘辛라면을 각인시킨 辛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20회 신라면배 바둑대회는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막을 올려 5개월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이세돌, 박정환 등 국가대표 기사들이 출전해 중국, 일본 기사들과 베이징, 부산, 상하이를 거치며 치열한 한판 승부를 벌인다.

현재 신라면은 중국사업의 대표주자로 중국 주요 대형마트와 편의점, 타오바오 등 온·오프라인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2018년 인민일보 인민망이 발표한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명품’으로도 선정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식 ‘끓여먹는 라면 문화’도 그대로 가져갔다. 중국은 그릇에 면과 스프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데워먹는 포면(包面) 문화가 보편적이지만 농심은 한국의 라면 조리법으로 중국 라면업체들과 정면승부를 펼쳤다.

낯선 식문화에 많은 소비자들이 외면했지만 농심은 ‘라면은 끓여먹어야 맛있다’는 구호아래 지역 곳곳에서 시식행사를 벌였다. 이에 따라 현재는 중국 현지 유명 라면업체들도 끓여먹는 라면 신제품을 지속 출시할 만큼 한국식 라면문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에서 경험할 수 없는 한국 특유의 얼큰한 맛이 중국인들이 신라면을 찾는 가장 큰 이유”라며 “신라면의 빨간색 포장과 매울 신(辛)자 디자인을 두고 중국인들도 종종 자국 제품이라고 여길 만큼 신라면은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농심의 중국 첫 진출은 1996년 상하이에 생산공장을 가동하면서 시작됐다.

장기적이고 주도적인 중국사업을 위해 1998년 지분을 인수하고 1999년부터 독자노선의 길을 택했다. 또 동시에 청도공장(1998년), 심양공장(2000년) 등을 잇따라 가동하며 중국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현재 농심은 상하이, 칭다오 등 동부 해안 대도시에서 충칭, 시안 등 서부 내륙도시로 영업망을 지속 확대하고 있으며 커지는 온라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는 등 중국시장 공략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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