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아동학대 가해자로 몰리면서 온라인 상에 신상이 공개된 어린이집 교사가 투신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최초로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된 김포 맘카페에 대한 공분이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어린이집 교사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글이 쇄도하는 한편, 엄마들의 커뮤니티인 맘카페 문화 자체에 대한 비난도 상당한 모습이다.

16일 경기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인천 모 어린이집 보육교사 A(37·여)씨는 지난 13일 오전 2시50분께 본인이 거주하고 있던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A씨는 유서에 “아이에게 미안하다. 내가 다 짊어지고 갈 테니 여기서 마무리됐으면 좋겠다. 어린이집과 교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달라”고 남겼다.

경찰은 A씨가 아동학대 의심과 비난여론으로 괴로워하다 스스로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A씨는 11일 자신이 일하는 어린이집 나들이 행사에서 원생 1명을 밀치는 등 학대한 혐의로 경찰에 신고됐다.

당시 어린이집에서는 원생들과 지역 축제 현장을 찾았는데, 근처에 있던 한 시민이 “보육교사가 축제장에서 원생을 밀쳤다. 아동학대가 의심된다”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오후 인천·김포 지역의 한 맘카페에는 A씨의 실명과 사진 등 신상이 공개됐다.

글쓴이는 A씨가 밀친 아동의 이모라고 주장하면서 A씨의 실명과 어린이집 이름 등을 공개하고 A씨에 대한 비난글을 올렸다.

당시 A씨는 경찰 조사도 받지 않았던 상황으로 혐의가 채 입증되기 전이었다. 하지만 맘카페 회원들의 비난이 이어지면서 A씨는 결국 이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5일 ‘아동학대로 오해받던 교사가 자살했습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청원인 B씨는 “견학지에서 아동학대로 오해받던 교사가 지역 맘카페의 마녀사냥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했다”며 “사실상 아동학대도 아니었고, 부모님과 오해도 풀었으나 신상털기 악성댓글로 인해 목숨을 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정작 해당 카페는 고인에 대한 사과나 사건에 대한 반성 없이 관련글이 올라오면 삭제하기 바쁘고 글 작성자를 강퇴하고 있다”면서 “억울하게 생을 마감한 보육교사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덧붙였다. 

해당 청원은 하루 만인 16일 오후 6시50분 현재 6만1900명 이상의 동의를 얻고 있다.

또한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해당 맘카페 폐쇄와 관련자 구속 등 처벌을 청원하는 글도 올라왔다.

‘마녀사냥’식 신상털기가 시작된 맘카페를 폐쇄하고 A씨를 아동학대범이라고 선동한 이들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내용이 골자다.

청원인 C씨는 “행사가 끝나고 선생님이 정리를 하는데 4살 아이가 놀고 싶다고 안겼다고 한다. 선생님이 청소 중이라 안 된다고 하다 아이가 넘어졌다”면서 “동료 교사에 따르면 선생님이 아이 부모에게 사과하고 원만히 해결했는데도 아이 이모라는 사람이 찾아와 무릎을 꿇리고 물을 뿌리는 등 행패를 부렸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C씨는 “맘카페의 인민 재판은 계속됐고 선생님은 유서를 남기고 투신 자살했다”며 “선동하는 사람들은 그 사건을 목격한 것도 아니고 들은 이야기로 선동하는 사람들이었다”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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