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 때리고 발로 차는’ 장면 담긴 영상 공개돼 논란..피해자는 가해자 ‘친형’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과문 올린 동생 “정말 죄송..힘든 삶에 쌓인 감정 폭발”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도심 한복판에서 한 택배기사가 동료 장애인 택배기사를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된 온라인을 떠들썩하게 만든 가운데, 이 두 사람은 ‘친형제’로 확인됐다.

폭행의 가해자는 피해자의 동생. 장애를 가진 형과 어머니를 홀로 부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동생 A씨의 형 폭행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택배 기사 폭행 널리 퍼트려주세요’라는 글과 함께 영상이 게재됐다.

공개된 영상에는 택배기사가 A씨는 택배 박스를 옮기던 중 동료 기사 B씨의 뺨을 때리고 배를 발로 차는 등 폭행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해당 영상은 온라인 상에서 빠르게 확산됐고, 가해자에 대한 공분도 들끓었다.

이후 1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A씨라고 밝힌 누리꾼의 해명글이 게재됐다.

‘공덕오거리 폭력 택배기사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A씨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정말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는 사과로 말문을 열었다. 

글쓴이는 “어떤 사정이 있어도 이런 일을 해서는 안 됐었다. 저로 인해 많이 화가 나셨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다시 한번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영상 속에서 자신에게 맞은 인물이 ‘친형’이라고 밝히면서 “제 가족은 어릴적 뇌병변으로 언어장애와 지적장애를 가진 그리고 오른쪽 마비로 손을 사용하지 못하는 어머니와 환각과 환청장애를 가지고 있는 형 이렇게 3명”이라고 설명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그는 장애를 가진 어머니와 형을 부양하기 위해 일을 하고 있지만, 환각 등 장애를 앓는 형을 집에 둘 경우 위험한 일이 일어날 상황이 많아 형과 함께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그는 폭행 영상과 관련해 “(형이)알려주는대로 안 하고 몇 번을 말해도 듣지 않아 순간 욱해서 폭력을 행사했다”며 “참아야 하고 더 감싸주고 보살펴줘야 하는 것도 알고 있는 제가 그랬다.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이런일이 이제 없도록 하겠다. 제 분노를 조절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고, 형은 어머니를 설득해 입원치료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거듭 사과했다.

특히 그는 “형과 어머니께 죽고싶을 정도로 죄송하다. 어머니가 영상을 보시게 되면 너무 가슴 아파하실 것 같아 더 죄송스럽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동생의 사과문이 올라오자 일부에서는 ‘안타깝다’는 의견이 나오는 등 누리꾼들의 입장차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모습.

일부 누리꾼은 “동생이 형을 폭행한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복지제도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게 더 큰 문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가정이다” “이건 사회적 문제다. 가장 노릇을 하는 동생이 불쌍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상습적 폭행일 수도 있다” “장애인 인권문제로 경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아무리 그래도 폭력은 정당화시킬 수 없다” 등 여전히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한편,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 사건을 접수 받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주변인 조사 등을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가 친형제 관계임을 확인했고, 피해자가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실도 파악했다.

경찰은 이날 형제를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한편, 상습적 학대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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