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결회의서 김성준 부총국장 불만 토로..“기대만큼 토론됐다고 볼 수 없다”
南, 소나무재선충 방제약품 북에 제공..연내 10개 양묘장 현대화 사업 추진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남북이 22일 산림협력 분과회담 전체회의를 가진 결과 남측은 내달 중으로 소나무재선충 방제에 필요한 약제를 북측에 제공하고 내년 3월까지 공동방제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 연내 10개의 북한 양묘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남북 산림협력회담에 참여한 북측 대표단이 회담 결과에 불만을 털어놓아 배경이 주목된다.

지난 22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남북 산림협력분과회담이 진행됐다. 오른쪽부터 우리측 임상섭 산림청 산림산업정책국장, 박종호 산림청 차장, 김훈아 통일부 과장. 북측대표단 왼쪽부터 최봉환 국토환경보호성 산림총국 부국장, 단장인 김성준 국토환경보호성 산림총국 부총국장, 손지명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참사. <사진=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3일 남북 산림협력회담이 전날(22일) 개최된 사실을 보도했지만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중앙통신은 이날 “역사적인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북남 고위급회담 합의에 따라 산림협력 분과회담이 22일 북남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진행됐다”며 북측에서 김성준 국토환경보호성 산림총국 부총국장, 남측에서 박종호 산림청 차장이 수석대표로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회담에서 쌍방은 북남 산림협력사업을 추진하는 데서 나서는 실천적 문제들과 단계적인 대책들에 대해 협의하고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신은 남북이 연내 10개의 북한 양묘장 현대화 사업과 공동방제 진행 내용 등 양측이 합의한 내용에 대해선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사실상 북측이 이번 산림협력회담 결과에 불만족스러웠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북측 대표단장인 김 부총국장은 22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산림협력회담 종결회의에서 “민족이 바라는 기대만큼 토론됐다고는 볼 수 없다”면서 “서로 진심 어린 손을 잡고 산악같이 일떠서서 폭풍을 맞받아나가자고 호소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부총국장은 이후 남측 수석대표인 박 차장과 악수하던 중 “내 개별적 사람의 의견을 제시하겠다”면서 “오늘 회담과 같이 앞으로 이런 형식으로 계속 회담이 이뤄진다면 우리는 남측에서 제기하는 북남산림협력 분과회담에서 기대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뒤 회담장에서 퇴장했다.

남북은 회담에서 연내 10개의 북한 양묘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내년 3월까지 소나무재선충 공동방제를 진행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보도문에 합의했는데 북측이 어떤 문제로 불만을 가졌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대북제재로 인해 북측이 기대하는 만큼 진도가 나아가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박 차장은 회담 종료 뒤 브리핑에서 북측이 불만을 드러낸 것과 관련, “북측에서 기대한 것이 많았는데 저희는 바로 추진할 수 있는 사항도 있고 논의해가면서 해야 할 것도 있어서 북측의 기대치에는 그런 것이 좀 (못 미치는 것이) 있었다”고 전했다.

남북은 양묘장 온실 투명패널, 양묘용기 등 산림 기자재 생산 협력문제를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은 관련 장비의 반입 등이 대북제재에 저촉되기 때문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박 차장은 양묘장 현대화가 대북제재에 저촉되느냐는 질문에 “대부분 관련국 간의 협의가 필요 없는 부분이 많다”면서도 “협의할 부분은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그는 “모든 남북 산림협력은 관련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서 추진되고 있다”면서 “돌다리도 두들겨 간다고, 제재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 차장은 이어 “협상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큰 이견은 없었다”면서 “협상을 하다 보면 특히 북측이 대외적으로 세게 말하는 부분이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남북은 22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산림협력회담을 하고 소나무재선충병 공동방제와 양묘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내달부터 남북 산림협력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남북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남북 산림협력 분과회담 공동보도문’을 도출하고 앞으로 산림협력에서 실무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들에 대해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양측은 이날 회담에서 ▲소나무재선충 방제 ▲양묘장 현대화 ▲자연 생태계의 보호 및 복원 등에 대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조율했다.

남북은 소나무재선충병을 비롯한 산림병해충 방제사업을 매년 병해충 발생 시기별로 진행하고 병해충이 발생했을 시 상호 정보를 교류, 표본 교환 및 진단·분석 등으로 병해충 예방대책과 약제 보장문제를 협의·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남측은 11월 중 소나무재선충 방제에 필요한 약품을 북측에 제공하고 내년 3월까지 공동방제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남북은 양묘장 현대화를 위해 도, 시, 군 양묘장 현대화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올해 내 10개 양묘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양묘장 온실 투명패널, 양묘 용기 등 산림 기자재 생산 협력문제를 협의하고 필요한 시기에 북측 양묘장과 산림 기자재 공장에 대한 현장 방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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