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릇없다’ ‘태도 마음에 안 든다’ 등 이유로 집단 폭행..신체 부위 촬영해 협박까지

[공공뉴스=김승남 기자] 최근 10대 청소년들의 강력범죄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성년자로서 범죄를 저지르는 만 14∼18세 소년범(형법상 범죄소년)이 하루 평균 2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년법 폐지 등 청소년 범죄를 규탄하는 여론의 목소리를 들끓고 있지만 이들의 범죄 수법 또한 성인 못지않게 교묘하고 대담해지고 있어 각별한 대책이 요구된다.

<사진=뉴시스>

◆죄책감 없는 10대..폭행·공갈·사기 등 청소년 범죄 흉포화

버릇이 없다는 이유로 후배 2명을 원룸으로 끌고 가 폭행하고 금품까지 빼앗은 1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상해·협박·공갈 등 혐의로 A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와 함께 범행한 B군 등 2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앞서 이들은 지난 7월16일 오후 11시께 익산시 중앙동 한 원룸에서 후배 C군 등 2명을 집단 폭행하고 돈을 뜯은 혐의를 받고 있다.

A군 등은 후배 2명을 원룸으로 데려가 손과 발, 옷걸이로 약 3시간 동안 무차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폭행 과정에서 C군의 목을 졸라 기절시킨 후 돈 10만원 가량을 강제로 빼앗았다.

이에 전북 익산경찰서는 주범 1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또한 서울 강남에서 또래 학생을 집단으로 폭행한 중·고교학생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특수폭행 등 혐의로 D양 등 중·고교생 7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D양 등은 올해 5월 또래 학생인 E양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강남구 주차장 등에서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주차장에서 E양을 폭행하기 시작해 이후 근처 건물의 옥상 등으로 장소를 옮겨 가며 4시간가량 범행을 이어갔다.

이들은 또 E양의 신체 부위를 촬영한 후 “폭행 사실을 알리면 사진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해 폭행 사실을 입막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인기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콘서트 티켓 등을 싸게 판다고 속인 뒤 돈만 빼돌린 1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부산 연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2일부터 약 3개월간 스마트폰 카카오 스토리에 BTS 콘서트 티켓, 온라인 게임인 ‘테일즈 런너’ 게임머니, 문화상품권 등을 판다는 글을 올려놓고 189명으로부터 594만4500원을 받고 물품을 보내지 않은 혐의(사기)로 F씨를 구속했다.

BTS의 콘서트는 지난해 8월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예정돼 있었다. 티켓 가격은 R석 11만원, S석 9만9000원이다.

중학생 9명은 정가보다 1만원 싸게 콘서트 티켓을 판다는 F씨의 말을 믿고 돈을 보냈지만 티켓을 받지는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의 직거래는 사기일 가능성이 커 유의해야 한다”며 “거래 전에 경찰청 ‘사이버캅’ 앱에서 피해 정보를 검색하거나 안전거래 사이트를 통해 거래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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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범 하루 평균 200여명 검거..강간·폭력 증가세

한편, 10대들의 강력범죄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로 만 14~18세 소년범이 하루 평균 200여명 이상이 검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3~2017년) 검거된 범죄소년은 총 39만8917명으로 하루 평균 218명이 검거됐다.

범죄 유형으로 보면 5년간 절도가 12만7749명으로 가장 많았고 폭력이 10만5429명으로 뒤를 이었다.

살인을 저지른 범죄소년도 108명에 달했고 강간이 1만28명, 강도 237명, 방화 660명 등이었다.

전체적으로 소년범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지만 강간 및 폭력 범죄’는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강간은 2015년 1830명이 검거된 이후 3년간 꾸준히 늘어나 지난해 1933명이 검거됐으며 폭력은 2014년 2만82명의 소년범이 검거된 이후 2017년에는 2만1996명이 검거돼 4년 연속 검거인원이 증가했다.

아울러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했지만 형법 제9조에 따라 10~14세 미만으로 형사미성년자에 해당해 형사처벌을 받지 않은 촉법소년(소년부 송치)은 최근 5년간 3만842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평균 7680명 이상, 일평균 21건 이상의 촉법소년이 소년부에 송치되는 셈이다.

소 의원은 “미래 세대 주역이 올바르게 성장하도록 하는 것은 기성세대를 포함해 공동체 사회 전체의 책무”라면서 “소년범 범죄에 의한 피해가 확산하지 않도록 선도프로그램과 예방교육 활성화 등 범정부 차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소년범 범죄가 증가하면서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소년법 개정 또는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는 실정.

소년법 개정 및 폐지는 청와대 국민청원 1호 답변이었던 것은 물론이고 올 8월엔 서울 관악산 등지에서 또래 여고생을 집단 폭행한 사건으로 두 번째 청와대 답변을 이끌기도 했다.

앞서 14일엔 ‘인천 여중생 사망사건’을 계기로 형사 미성년자 처벌을 강화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참여인원 20만명을 넘어 청와대는 소년법 개정 및 폐지와 관련한 세 번째 답변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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