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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회복’ 나선 이재용의 숨가쁜 행보..갈등 풀고 상생·사회적 책임 강화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전원 보상·협력사 직원 8700명 직접 고용
지난 9월18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공군 1호기에 탑승해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정혜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을 둘러싼 논란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분쟁이 11년 만에 마침표를 찍은 데 이어 비정규직 갈등이 최종 타결되며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삼성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10년 넘게 이어지던 사회적 갈등이 끝나게 된 배경에는 이 부회장의 신뢰 회복에 대한 의지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서비스, 8700명 직접고용 타결..급여·복리후생 등 실질적인 처우 개선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사 직원 직접고용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올해 4월17일 직접고용 결정을 발표한 지 200일만이다.

직접고용 대상은 협력사의 정규직과 근속 2년 이상의 기간제 직원으로, 수리협력사 7800명, 상담협력사(콜센터) 900명 등 총 8700여명이다.

협력사 대표들과 합의도 진척돼 전체 협력사의 90% 이상이 합의에 동의했다. 이해당사자들과 합의가 마무리됨에 따라 협력사 직원들은 채용 절차를 거쳐 내년 1월1일자로 경력 입사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사 업무 특성과 인력 구조, 고객 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직원들의 실질적인 처우 개선에 중점을 둬 직접고용 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직원들의 급여, 복리후생 등 전체 처우는 협력사 근무 시절에 비해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직접고용 후 삼성전자서비스는 전체 임직원 9000여명, 전국에 184개의 직영 수리 거점을 갖춘 국내 AS업계 최대 규모의 회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또한 상담협력사 직원은 삼성전자서비스의 지분 100%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CS㈜’에 11월 5일자로 입사하며 직접 고용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상담 업무와 인력, 관련 산업의 트렌드를 검토해 삼성전자서비스CS㈜ 설립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서비스CS㈜는 처우 개선과 함께 인력의 70% 이상이 여성임을 고려해 모성보호, 육아지원 제도 등 맞춤형 복지를 강화했으며 상담 업무 특성을 감안한 근무 환경과 제도도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2일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서비스 본사에서 삼성전자서비스와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관계자들이 협력사 직원 직접고용에 최종합의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지회장,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최우수 삼성전자서비스 대표, 전병인 삼성전자서비스 인사팀장 상무.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반올림, 11년 만에 분쟁 마침표..백혈병 등 최대 1억5000만원 보상

앞서 지난 1일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 등의 질병을 얻은 직업병 피해자 전원에게 피해 보상을 지원하는 방안이 결정됐다.

반도체 백혈병을 둘러싼 분쟁 해결을 조율해온 조정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에 따르면, 지원보상 기간은 준공일로부터 2028년 10월31일까지다.

지원보상 대상은 삼성전자 최초 반도체 양산라인인 기흥사업장의 제1라인이 준공된 1984년 5월 17일(기흥 1라인 준공시점) 이후 반도체나 액정표시장치(LCD) 라인에서 1년 이상 일한 삼성전자 현직자 및 퇴직자 전원과 사내협력업체 현직자 및 퇴직자 전원이다.

보상 대상으로 인정할 질병은 ▲백혈병·다발성 골수증·뇌종양 등 ‘일반암’ ▲눈 및 부속기의 악성 신생물 등 ‘희귀암’ ▲다발성 경화증·파킨슨병 등 ‘희귀질환’ ▲습관적 유산 등 ‘생식질환’ ▲선천기형 등 ‘자녀질환’ 등을 포함했다.

다만 반올림 측에서 보상 대상에 넣어야한다고 주장했던 난임과 불임은 제외했다.

보상 범위는 백혈병, 폐암 등 16종의 암으로 지금까지 반도체나 LCD 관련 논란이 된 암 중 갑상선암을 제외한 거의 모든 암이 포함된다.

지원보상액은 백혈병이 최대 1억5000만원, 뇌종양 등은 1억3500만원이다. 희귀질환과 자녀질환은 최초 진단비 500만원과 완치 시까지 매년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 사산과 유산은 각각 1회당 300만원과 100만원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보상은 독립적인 제3의 기관에 위탁하며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합의해 선정한다. 전문가, 변호사, 시민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된 별도의 지원보상위원회가 해당 기관을 감독할 예정이며 위원장은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합의해 정한다.

반올림 소속 피해자 53명은 기존의 삼성전자의 보상규정과 이 중재판정의 지원보상안을 모두 적용해 산정한 후 피해자에게 유리한 쪽을 선택할 수 있다.

아울러 조정위는 삼성전자 측에 공개적인 방식의 사과를 이행할 것을 권고하고 재발 방지 방안 마련도 촉구했다.

이에 따라 반올림 피해자와 가족을 초청한 기자회견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대표이사가 사과문을 낭독하고 홈페이지에 이를 게재하는 방식으로 사과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에 대해 전자산업을 비롯한 산업재해 취약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고 중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500억원의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을 출연하도록 했다.

조정위는 이날을 기해 조정·중재 절차의 종료를 선언하면서 이달 중 반올림과 삼성전자의 협의에 따라 합의 이행 협약식을 개최하도록 했다.

삼성전자 측은 중재안을 조건 없이 수용하고 구체적인 이행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조정위 중재 합의서 서명식’에서 고 황유미 씨 아버지 반올림 황상기(왼쪽부터) 대표, 김지형 조정위원장, 김선식 삼성전자 전무가 중재합의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실련 “중재안에 담긴 내용 이행으로 백혈병 사태 재발되지 말아야”

한편,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피해 분쟁의 중재안이 수용된 가운데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이하 경실련)이 “중재안에 담긴 내용이 반드시 성실하고 철저하게 이행돼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2일 성명을 내고 “이번 중재안은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노동자 故 황유미 씨의 사망 이후 피해자 가족들을 중심으로 함께 싸워온 ‘반올림’의 절실한 노력과 시민사회의 도움으로 일궈낸 열매”라며 이 같이 밝혔다.

경실련은 “열악하고 위험한 노동환경에 노출되면서 까지 묵묵히 일해왔던 노동자들이 없었다면 삼성전자가 한국의 대표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했음은 자명하다”며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경제력과 권력을 이용해 반도체 백혈병 피해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숨기며 보상조차 제대로 하지 않으려 애써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 삼성전자는 그간의 일을 피해자와 가족,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사과하고 윤리적인 기업으로 거듭나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지금도 노동현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에 대해 은폐와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 피해자의 경우 여전히 입증도 쉽지가 않다”며 “정부와 국회에서는 삼성 반도체 백혈병 사태와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산업재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방지책을 만들어서 제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7년 3월 기흥 반도체 공장에 근무하던 황유미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숨지면서 불거진 삼성 직업병 논란은 11년 만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정혜진 기자  114@00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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